내가 항상 습관처럼 하던 말은,
"괜찮아요"였다.
불편해도, 아파도, 힘들어도 모두 괜찮다고 했다.
처음에는 정말 괜찮아지고 싶어서 그 말을 반복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말은
‘이 정도는 참을 수 있다’는 뜻이 되었고,
‘이건 말할 일이 아니다’는 경계가 되었으며,
‘지금 이 자리에서 나를 불편하게 하면 안 된다’는 강박이 되었다.
그러는 사이, 내 안의 감정들은 말할 기회를 잃었다.
불편함도, 서운함도, 슬픔도
그 말 앞에서 입을 다물었다.
괜찮다는 말이 나를 지켜준 적도 있었지만
그 말이 나를 고립시킨 적이 더 많았다.
지난 시간,
나는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왔다.
“이건 별일 아니야.”
“지나가면 괜찮아질 거야.”
“다들 힘든데, 나만 힘든 것도 아니잖아.”
하지만 감정은 억눌러야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지난 글에서 말했듯, 감정은 흘러야 사라진다.
그리고 흐르기 위해서는 먼저, 그 감정을 인정해야 한다.
“나는 괜찮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때 너무 외로웠다”는 마음을.
“이건 나한테 너무 힘든 일이었다”는 진심을.
그제야 비로소 숨이 쉬어졌다.
그동안 나를 누르고 있던 말, “괜찮다”는 말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나를 바라보았을 때
나는 내가 얼마나 많이 참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젠 이렇게 말해보려 한다.
"사실, 많이 힘들었어."
"그때 서운했어."
"나는 괜찮지 않았어."
그 말들을 꺼내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고
때로는 울컥할 수도 있지만
그건 내가 나에게 다정해지는 시간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괜찮다.
나 혼자 조용히, 내 마음에게만 말해줘도 된다.
그렇게 할 때, 감정은 흐르고
나는 나로서 조금 더 편안해진다.
이제는 더 이상
무조건 괜찮다고 말하지 않아도 된다.
괜찮지 않은 날이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도
내가 나를 존중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그 인정의 언어가
나를 다시 살게 한다.
[기록]
나는 그동안 너무 자주 괜찮다고 말했다.
누구를 안심시키기 위해서였는지조차 잊은 채.
이제는 말하지 않는다.
대신 나의 감정을 조용히 바라보고,
말없이 안아준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은 날들 속에서,
나는 조금씩 진짜 나에게로 돌아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