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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보라 May 02. 2022

지나친 성취욕이 무서운 두 가지 이유

성취감의 양면성

성취를 통해 큰 쾌락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 이 제목을 읽고 이 글을 읽으러 들어온 독자라면 이러한 범주의 사람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한 목표를 설정하면 그 목표는 무조건 이루고야 말겠다는 굳은 집념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그들은 성공적인 삶을 이룩한 사람들이라고 불리곤 한다. 다만 나는 성취를 통해 쾌감을 느끼고 이에 대해 집착하는 것이 과연 좋기만 한 건지 의문이 들었다.


우리는 대개 누군가 성취한 것이 있을 때, 그 성취한 것이 무엇이냐에 초점을 맞추곤 한다.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 사람이 피나는 노력을 했다는 점은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법한 대학에 진학한 이들은 명문대에 들어간 것으로 때로는 지나치게 칭송받곤 한다. 그 사람들이 명문대에 입학하는 데 투입된 시간이나 노력보다는 대학교 이름 자체, 즉 네임 밸류에 과도하게 치중한다.


이와 같은 사회적 분위기는 요즘 세대들에게 더욱이 경쟁의 과열을 불러오고 있다. 경쟁이 심한 내 고등학교에서는 절반의 학생들이 재수했는데 이후 삼수까지 하는 학생들도 드물지 않게 있었다. 목표하고자 하는 걸 이루려는 것은 물론 마땅히 존경받을 만하다. 하지만 그만한 시간과 돈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나의 목표 설정 자체에 대해 생각을 깊게 해 볼 필요는 있다. 명문대라는 목표를 설정했지만, 막상 극상위권이 아닌 이상 그 아래의 대학교는 사회적으로 동등시 여기는 분위기가 된다면 어떤가.

성취욕의 양면성. 빛과 그림자.


첫 번째 문제: 시대의 흐름을 읽고 사회의 변화에 발맞추는 것을 못 한다


한 가지 목표를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는 건 생각보다 많은 기회를 놓치고 다른 변수들은 논외로 해버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한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지나친 성취욕은 사회 분위기의 변화나 시대의 흐름을 읽는 데 오히려 방해되기도 한다. 재수 혹은 삼수하느라 아니면 취준생이나 고시생으로 공부하느라 사회에서 요구하는 직업에 따라 발맞춰 바꿀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최근 인플루언서나 유튜버들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존에 공부를 해온 많은 사람이 억울하다고 말을 해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공부에 쏟을 노력을 다른 목표에 투자했더라면 더 나은 기회를 잡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두 번째 문제: 부정 본능이 당신을 지배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부정 본능'을 가지고 있다. 말 그대로 좋은 것보다 나쁜 것에 주목하는 본능이다. 즉, 현재 자신이 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본능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1단계 목표를 성취하자마자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바로 2단계 목표에 돌입한다. 혹시나 도태되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공부, 공부, 공부" 혹은 "일, 일, 일"의 쳇바퀴 같은 루틴으로 인생을 보낸다. 이런 삶이 이성적이고 효율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부정 본능은 인간 스스로 냉정해 보이고 이성적이고 싶어 하는 심리에 근거한 본능일지 모르겠다. "뒤처지면 안 된다", "이걸 못 이루면 다른 건 더 해낼 수 없을 거야."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는 게 간혹 성취를 위한 추진력으로 작동하겠지만 잠시라도 쉬어갈 수 있는 틈을 안 주는 채찍으로만 작동하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과도한 성취욕이 부정적인 생각을 낳고 결국 부정적인 결과까지 낳을 수 있다.


"대단히 부정적이고 사람을 겁주는 극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보면 스트레스와 절망감이 적다.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면 세계는 생각만큼 그렇게 나쁘지 않다.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 한스 로슬링 -


위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세상은 생각보다 무자비하게 각박하지 않다. 눈코 뜰 새 없이 살아야만 생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잠시 쉬어가더라도, 그리고 성취욕을 조금 덜어내더라도 충분히 살 수 있다. 오히려 지나친 성취지향적인 가치관을 바꿈으로써 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진정한 삶의 목표에 대해 고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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