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시(戀詩)
별이 멀어지고
자작나무 숲을 지나온 바람이
구름마저 데리고 떠나면
홀로 남은 달빛이
가을 밤하늘에 연시(戀詩)를 쓴다
별을 그리워하는 것이
어찌 너뿐이랴
멀어질수록 선명해지는 그리움
복받쳐 오르다 결국 터져버린
날것의 울음소리가
서로 부딪쳐 메아리친다
바람이 고백한
자작나무의 눈물겨운 기다림
하늘 향해 고개 들어 눈물 감추려는 마음
어찌 너뿐이랴
머리 하얗게 세고
껍데기에 검버섯 피어나도
눈물겨운 기다림은 마르지 않았다
홀로 남은 달빛이
가을밤을 배웅한다
나 못 가도 너 어서 가
겨울 건너 봄 찾아
나의 시 전해 달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