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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하지 못한다

by 해와 달

낙엽이 다 지도록

가을을 보내지 못했다

대지로 돌아갈 자리

더는 찾지 못하고

가슴으로 지려는 낙엽을

어찌 외면할 수 있으랴


겨울이 오고

봄이 지나고

여름이 가도록

도무지 그 애처로움

달랠 수 없다면

이 가을은 가슴에 묻은 채

또 다른 가을을 맞이할 지도


형체를 잃고

향기도 지워지겠지만

끝이 다가오는 순간

지척에서 목도한

점점 쓸쓸해지는 낯빛의

가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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