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나는 그곳에 없고
이미 나는 이곳에 있다면
당연히 모든 것을 이곳에 가져와야 했다.
몸은 이곳에 가져왔지만
두고 온 것이 있다.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두고 온 것은
마음 한 칸이다.
그것을 차마 가져오지 못해서
나도 모르게 두고 온 것이다.
두고 온 것은 계속해서 생각나게 한다.
한 칸의 마음은 한 칸의 미련이니까..
딱 그만큼의 미련이
두고두고 마음 한 칸을 시리게 한다.
가져왔어야 했다.
하지만 가져오지 못했다.
멀어진 시간과 공간은
그 한 칸을 결국 남겨버렸다.
결국 비워둔 한 칸은
흔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