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그림 탄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현영 Grace H Jung Dec 29. 2023

하나되기 Becoming One

MCM 2014 S/S 쇼윈도우 프로젝트

제작기간: 2013년 11월 - 2014년 2월
전시이력: MCM 2014 S/S 쇼윈도우 프로젝트. MCM Haus 서울 본점 작품 설치 및 이미지 연출, 국내 및 세계 매장 작품 이미지 연출(2014), KOTRA 오픈갤러리(2014), 제주현대미술관(2015)


<하나되기 Becoming One> 먹 드로잉 한지 콜라주에 아크릴, 210 x 160 cm, 2014, 개인소장


하나되기 Becoming One

 

연리목. 완전히 다른  나무가

숱한 세월의 축적을 통하여 하나가 

경이롭고도 뭉클한 현상

 

하나와 다른 하나

그리고  사이를 엮는 권능의 

 

화사한 색채의 하모니는

하나됨의 기쁨과 환희




<하나되기>는 서로 다른 두 나무가 붙어서 자라나며 하나가 된 나무, 연리목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


먹물의 섬세한 번짐과 콜라주가 용이한 한지는 화면에 다양한 형태의 색면을 생성했고, 이렇게 얻어낸 무수한 다름들이 분명한 둘로 존재하면서도 하나됨을 만들어 내는 것이 과제였다.


완전히 다른 두 나무가 세월의 숱한 축적으로 하나가 된 경이롭고도 뭉클한 현상처럼, 서로 다른 각각의 형태가 둘이되 하나로 존재할 때의 환희를 담고자 했다.




작업노트, 아침묵상 그리고 기도


<비자림 연리목> 종이에 잉크, 각 22 x 14 cm, 2013


두 나무를 소재로 시작하되 구상이미지를 없애가며 선과 색면의 추상이미지로 만든다.

좌우에 배치되는 두 개의 추상이미지를 같아 보이게 하기 위하여 대칭되는 색상을 사용하고 각각의 이미지 내부에 데칼코마니 조각을 배치한다.

두 이미지 사이와 각 이미지의 세부 색면들의 역동적인 결합을 위해 선적 흐름이 비대칭으로 자유롭게 스며있도록 한다. _2013/11/05


MCM에서 제안이 들어온 날부터 주께서 내게 아이디어를 주시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셨다. 그랬기에 갑작스레 영국 실무팀과의 미팅에 사용하기 위한 작업계획안을 요구했을 때 바로 작성하여 줄 수 있었다.

이제 구체적인 드로잉을 하고 샘플을 위한 소품을 제작해야 하는데, 저에게 지혜와 능력을 주소서. 주의 생각을 담아내는 그림을 세계에 펼치게 하소서. _2013/11/06




<하나되기> 샘플1 콜라주와 채색과정 _2013/11/07-15


연리목: 2개의 나무를 따로 제작 후 콜라주로 연결. 같아서 하나가 아닌, 분명히 다르나 하나되기 위한 다가감. Oneness.

각각의 나무에 데칼코마니: 데칼코마니는 양쪽이 같은가? 결국 한쪽이 다른 쪽에 찍히는 것. 이쪽의 것이 저쪽에, 저쪽의 것이 이쪽에.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한 먹 번지기와 선 드로잉 작업 후, 비정형의 색 조각들을 만들어 간다.

좌우로 대칭의 패턴이 들어가도록 색을 배치. 비대칭의 추상이미지 속에 대칭의 색 패턴이 발견될 수 있도록.

하단부: 모노톤으로 흑, 백, 회색과 펄 사용, 위로 가면서 파스텔 톤에서 원색으로 강렬해지게. _2013/11/02-07




<하나되기_연리목> 먹 드로잉 한지 콜라주에 아크릴, 45 x 33.3 cm, 2014, 개인소장


다름,
하나됨을 향한 시작점



자연의 법칙에서 결코 똑같은 것은 없다. 사람도 각각 완전히 다른 모양과 성격으로 존재하며 저만의 삶의 역사를 갖는다. 그 다름으로 인해 사회 안에서 갈등이 야기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같아지기를 열망하고 함께하기를 소원한다.

다름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장벽이 될 수도 있지만, 하나됨을 향한 시작점이 된다. 다르기에 같음을 찾아갈 수 있고, 같음은 하나되기 위한 과정으로 아름답다.

<하나되기> 작업을 통해 같아 보이는 두 무리가 다름이 내재되어 있음을 드러내고, 하나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길 원한다. _2013/11/05




<하나되기> 샘플2 구상 _2013/11/26


MCM과의 미팅을 위한 1박 2일의 짧은 서울 출장이 끝났다. 부드러웠던 회의 진행에도 디자인은 수정이 불가피하게 되어 나로서는 실망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좀 더 쉽게 제작할 아이디어를 새로이 고안할 수 있었으니 어찌 보면 잘 된 것이다.

같은 주제로 나의 작품임을 충분히 나타내되, 내용이 빠르게 인지되길 원하는 그들의 상업적 요구를 충족시킬 절충안을 마련해보아야 한다. _2013/11/21


두 개의 화면: 두 가지를 강조하기 위해 좌우로 형태 대칭.

붉은 계열과 푸른 계열로 좌우 분리: 큰 원은 오른쪽이 빨강, 왼쪽이 파랑. 위의 조그만 원은 각각 주황과 초록, 아래의 작은 원은 붉은보라와 푸른보라.

선: 무채색. 붉은 계열은 금색, 푸른 계열은 은색과 섞이도록. _2013/11/26




<하나되기> 샘플2 먹 드로잉과 데칼코마니 콜라주 과정 _2013/11/29-30


상부: 여름. 분리. 각자의 열심

중부: 봄. 하나. 새로움. 생성. 하나됨으로 인한 새로움의 영역. 둘은 여전히 공존하되 하나되어 가도록.

하부: 겨울. 분리. 각자의 시작. _2013/11/29




<하나되기> 먹 드로잉 한지 콜라주에 아크릴, 41 x 31.5 cm, 2014, 개인소장


수정 소품이 진행 중이다. MCM의 요구를 염두에 두며 작업을 해가니 내 처음의 방향이 사라질까 염려된다. 나의 작업이 나와 주면서 그들의 방향과 조율이 돼야 할 것인데, 내 것이 사라진다면 그들이 흡족해 한들 어찌 이것이 예술작품이 되겠나. ‘하나되기’라는 나의 생각이 그들과 교묘히 맞닿는 접점으로 가기를. 당당한 나의 작품으로 걸릴 그날 내가 주를 찬양하며 감사드릴 것입니다. _2013/12/03


주께 생명의 샘이 있어 주의 빛 안에서 내가 빛을 봅니다. 주 안에서 만들어진 이 작업들이 주의 빛을 발해 주 안에 있는 자들에게, 주를 갈망하는 영혼들에게 그 빛을 전해줄 수 있기를. _2013/12/06 (시편 36:9 묵상)




<하나되기> 먹 드로잉과 데칼코마니 콜라주 구상 과정 _2013/12/27-2014/01/04


본 작업을 위해 제주를 잠시 떠나 부모님 댁 작업실에 안착하였다. 장지로 마감된 2m 10cm 높이의 거대한 판넬을 설치하여 놓고 앞으로 한 달 여 줄기차게 달려갈 일만 남았다. _2013/12/27


큰 작업을 앞두고 긴장한 탓인지 먹선 드로잉이 시작되질 않는다. 가족들이 같이 생활하는 공간이라 번잡해진 탓도 있는듯하다. 어서 그림이 제 궤도에 올라 열심히 색을 칠하기만 되면 편하겠다. _2013/12/28




<하나되기> 먹 드로잉과 데칼코마니 콜라주 과정 _2014/01/05-06


마지막 세부 콜라주를 마치고 색칠을 들어가야 할 날이다. 아름다운 힘을 지닐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고 싶다. 다른 둘을 하나로 합하는 주의 권능을 그려내고 싶다. 나와 너, 남자와 여자, 내 안의 둘, 죄와 은혜마저 함께 하나로 움직이시는 주의 힘을 그려내고 싶다. _2014/01/06




<하나되기> 채색 과정 _2014/01/07-29


세상에서 아무리 인정받고 많은 부를 소유하였다 해도 결국 인간의 생은 무덤으로 갈 죽음이 예고되어 있는 것. 하나님께서 구원하여 주신 생명 없이 인생이 생의 빛을 볼 수 있는 것은 육신이 살아있을 찰나. 그때마저도 진정한 빛은 아니리라. 하나님의 생명의 빛, 살아있는 빛, 삶의 빛. 나는 이것을 그리기 위해 태어났다.


The Light of Life.



드디어 색칠이 들어간다. 이 화면을 폭사하는 빛으로 바꿀 것이다. 하나와 다른 하나 그 사이를 엮는 주 하나님. 주님을 드러낼 아름다운 색채의 하모니를 보여주소서. _2014/01/07 (시편 49:19 묵상)




<하나되기> 채색 과정 _2014/01/30-02/13


작품이 힘을 가지고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_2014/02/01




<하나되기> 설치 소품 토르소 샘플 _2014/02/13


어제 MCM에서 작품 최종 감리를 위해 작업실을 방문했고, 오늘 최종 확인을 받았다. 작업실 방문 때 디스플레이 연출에 쓰일 토르소에 직접 페인팅 샘플을 해주었더니 그대로 수용되어 추가로 소품제작 의뢰가 들어왔다. 이제 조금의 마무리가 남아있다. 최선을 다해 끝을 내리라. 주를 찬양하는 아름다운 그림으로 살아나도록. _2014/02/14




<하나되기 Becoming One> 작품 설치와 이미지 연출, MCM 청담 HAUS, 2014




<하나되기 Becoming One> 작품 이미지 연출, MCM 국내 매장, 2014




<하나되기 Becoming One> 작품 이미지 연출, MCM 중국 매장, 2014




<하나되기 Becoming One> 제주현대미술관 전시전경, 2015


매거진의 이전글 진동하는 바다 Trembling Sea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