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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영 Grace H Jung Jan 26. 2024

화가의 양구일기 33_빠르고 힘차며 머뭇거림 없이

양구 군부대 '박수근미술관 견학' 드로잉 

2016년 6월 22일. 
박수근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입주 92일 차. 



<부대 미술관 견학 구름다리> 종이에 먹, 25 x 23cm, 2016


오늘 하루 적어도 100명은 훨씬 넘어 보이는 많은 수의 군인들이 미술관을 견학하고 갔다. 


작업실 전면유리를 통해 미술관 2관으로 가는 계단께와 구름다리가 보여서, 빠르게 걸어가는 군인 무리들이 전시실을 향해 올라가며 내려가며 이동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부대 미술관 견학 구름다리> 종이에 먹, 25 x 23cm, 2016


외출이 신나는 것인지, 젊어서인지, 행군의 훈련 때문인지, 군인들은 미술관에서의 이동조차 빠르고 힘차며 머뭇거림 없이 앞을 향한다. 


어차피 멀찍이 유리를 사이에 두고 보는 것이라 얼굴과 몸의 세밀함을 포기하고 보니 동작이 빠르게 담긴다. 여럿의 빠른 움직임을 담는 것이 쉽지는 않아, 선이 자주 끊어지고 부드럽지 못해 아쉽다. 


<부대 미술관 견학 기념촬영> 종이에 먹과 수채, 25 x 23cm, 2016


한 무리가 계단에서 기념촬영을 하는지 멈춰 섰다. 복장을 정돈하며 자리를 잡는데, 점점 하나씩 차렷자세를 취하는 것이 군인들답다 싶다. 마지막에 저리도 꼿꼿한 자세를 취할 줄 알았더면 나도 좀 단정히 그렸어야하지 않았나 미안한 마음이 있다. 


싱싱함을 더할까 해서 수채화로 풍경을 칠해 넣었는데, 정작 군인은 군복이 어찌 되는지. 그저 두었다. 


_2016/06/22 드로잉노트부대 미술관 견학 구름다리기념촬영




<부대 미술관 견학> 종이에 먹, 25 x 23cm, 2016


오후에도 적지 않은 수의 군인들이 다녀갔다.


빠르게 계단을 올라 어느새 모자를 벗어 들고 구름다리를 건너고, 순식간에 관람을 마치고 내려오며 기념사진을 찍고. 


<부대 미술관 관람 후> 종이에 먹, 25 x 23cm, 2016


내려와 사라지는 인원들이 하나하나 모자를 매만지는 것이, 아마도 실내에선 모자를 벗고 밖에선 다시 착용하게 되어있나 보다. 


조금씩 빠른 동작을 담아내는 것이 손에 익어간다.


_2016/06/22 드로잉노트부대 미술관 견학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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