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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밥반찬 다이어리 Jan 02. 2025

버스 인사

버스에 올라탈 때 나는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버릇이 있다.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가정 교육에서 비롯된 습관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집에서도 '먼저 인사해라. 어른이 보이면 인사해야된다'는 예절을 듣고 배우긴 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인사를 안하면 어떻게 되는지 온 몸으로 직접 겪고나서 인사성은 확실하게 발돋움하여 크게 성장했다.

인사를 안하는 직원에 대해 얼마나 뒤에서 수근대는지 보고 들었고 후배 직원이나 외부인이 사무실에 들어올 때 인사를 안하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무척 잘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누적된 경험들이 몸 속에 아로새겨지면서 빚어진 행동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서양, 특히 미국사람들처럼 길가에서 모르는 사람끼리 마주치는 상황에서 "하이"를 외치며 인사하는 정도는 아니다.


어떤 특정 공간에 들어갈 때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며 인사하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애정하는 식당에 들어갈 때가 그렇다.

먹으러 갈때는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고개를 숙여 목례를 하거나 "안녕하세요"를 외치고 들어갈 때도 있다.

보통은 버스에 오른다거나 식당에 들어갈때나 사무실에 방문한다거나 이런 상황에서 특히 목례는 자연스럽게 나온다.

오늘도 아침에 버스에 오르면서 습관적으로 목례를 했는데 이런 모습이 낯선지 종종 버스 기사님이 놀라는 표정을 지을 때가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 같이 인사를 해주신다. 그런 인사를 주고 받을 때면 마음이 말랑해진다.


평생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며 내 인생의 많은 시간을 버스와 지하철,택시 등의 교통수단에서 함께 보냈다.

그러한 이유로 그 분들은 친근하고도 특별하다.

어쩌면 그래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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