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육아서나 마음에 관한 책들을 읽다보면
위니코트가 한 말에 대한 인용을 한번씩 읽게 된다.
'위니코트가 한 말에 의하면..'
우연히 우리 집에도 도널드 위니코트의 책이 있다는 것을 알고
책을 집어 들었다.
충분히 좋은 엄마.
이 책은 도널드 위니코트가 엄마들과 함께 방송에서 대담을 나누었던 내용을
책으로 옮겨 놓은 것이다.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육아로 인해 느끼는 마음을 위니코트가 읽어준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었다.
부모가 되어서 일까, 내가 선생님이기 때문일까.
왜이렇게 어떤 행동에 대해서도 옳고 그른지 판단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걸까.
이 행동은 나빠. 안되는 거야 라는 말을 수없이 달고 살았던 것 같다.
그러한 행동을 통해 아이를 알아가는 기회로 삼으란다.
뭔가를 맞은 듯, 아!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과연 현실에서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편애,
둘째가 태어나고 우리집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 첫째가 아니게 되었다.
늘 아기 같았던 첫째가 이제는 너무나 커 보였고 행동도 그러해야 한다고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
가장 작은 둘째의 행동은 귀엽게만 느껴지고
화를 내도 어려서 그렇다고, 짜증을 부려도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어서 그렇다고 이해하게 된다.
그렇게 하는 동안 첫째는 더 컸다고, 많이 크지 않냐고
더 많이 이해하라고, 더 많이 옳은 행동을 하라고 했던 것 같다.
절대 편애하지 말라고 위니코트는 말한다. 공평하라고..
하지만 그냥 그렇게 하라고 하는 대신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니 꼭 노력해야 한다고 한다.
노력해야 하는 것이구나.
나를 쥐어짜서 노력해야 내 아이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구나.
다시 한번 나를 다잡는다.
우리 아이들은 왜이렇게 화를 못참을까.
왜이렇게 자신의 그 강렬한 짜증과 화를 나에게 퍼붓는 것일까 생각한 적이 있다.
나는 왜 이토록 예민한 아이들의 엄마가 된 것일까.
무엇이 문제인지 고민하고 눈물짓고 속상해했다.
하지만 그것이 아이들의 본모습이라니..
이것이 자신의 그 고통스러운 감정을 다룰 자신만의 방법을 구축하는 과정이란다.
그렇다면 나의 역할은?
아이가 구축하는 그 동안 기다려줌이 맞았던 것이다.
뼈아픈 말이다.
나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을 질투하고 시기한다.
하지만 이것이 정당화 되는 것은 어린 시절에나 가능하다는 것.
어릴 때 충분히 질투를 해보고 이것이 나쁜 것이 아닌 것임을
충분히 받아들여 준다면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 자신의 질투를 감당할 수 있게 성장할 수 있다.
나는 질투로 인해 힘든 마음을 종종 느낀다.
내 아이의 질투는 어릴 때 맘껏 할 수 있도록
스펀지 처럼 흡수해 주어야지.
육아는 왜 이렇게 힘든 것일까.
육아는 자신의 개인의 시간이 없다는 것으로 인해 너무나 힘들다.
나의 비밀을 간직하고 싶은 그 순간에 아이는 막무가내로 치고 온다.
심지어 화장실에 숨어있는 순간에도 아이는
화장실 앞에서 엄마 언제 나와를 외치는 우리집의 모습이다.
하지만 날 좀 내버려 두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
우리 엄마들의 모습이다. 토닥토닥.
우리 엄마들은 또, 죄책감을 많이 느낀다.
엄마들의 죄책감.
아이에게 소리를 지를 후 잠든 아이를 보며 눈물로 나를 자책한 적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나는 평소 나를 죄책감이 많은 엄마라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과 감정 또한 나의 육아를 힘들게 했다.
아, 아이들로 인한 죄책감은 책임감이었던 것이다.
죄책감마저 없는 부모밑에 자라는 아이들이 안타까운 것이었다.
아이를 양육하며 내 자신을 알아간다.
나는 충분히 좋은 엄마였고 이렇게 나를 다듬어 가며
점점 더 충분히 좋은 엄마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커가는 아이는 언제나 내 안의 부족한 부분을 자극했고
나는 그것을 보게 되었다.
자식을 낳아서 행복한 것은
내 자신을 돌아보고 더 나은 나로 성장할 수 있게
자극해주었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