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6 @공덕 프론트원
2024년 3월 16일, 공덕 프론트원에서 열린 <UX 라이터로 살아가기> 3번째 컨퍼런스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짧은 후기나마 기록을 남깁니다.
시작 시간에 맞춰 아슬아슬하게 도착하니, 주말인데도 이미 많은 분들이 자리를 채우고 계셨습니다. 저는 이 행사 1회 때 참석하고 1년 만에 다시 찾게 됐는데요. 불과 1년 사이에 더 많은 사람들이 UX 라이팅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다른 UX나 디자인 분야에 비해 정보를 얻을 창구가 적다고 느낄 수도 있고요. 아무튼 소중한 행사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의 UX 라이터 이인영 님과, SWIT의 UX 라이터이자 로컬라이제이션 담당자 이수현 님의 강의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UX 라이팅에 대한 인식이나 가이드라인이 전무한 상황에서, 조직 내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실무자 분들의 이야기라 귀담아듣게 됐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몇 가지만 추려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보통 UX 라이팅 개론서나 강의를 들을 때, 보이스앤톤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인영 님의 경우, 조직 내 구성원이 쉽게 동의할 만한 단 하나의 목소리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부서원들에게 직접 설문조사를 돌려 '우리 앱이 사람이라면 어떤 성격일까요?'라 질문했지만, 사람마다 생각하는 부분이 너무 다 달랐다고 해요. 그래서 인영 님은 성격을 따로 설정하지 않고, 다만 하나의 캐릭터(예를 들어, 영업점 PB)를 세운 뒤 이후 작업을 진행하셨다고 합니다.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만, UX 라이팅을 잘 하기 위해서는 목표 지표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떤 지표를 설정하고, 개선할지 목적지를 잘 설정해야 그에 맞는 결과를 낼 수 있으니까요. 인영 님의 발표 자료와 개선 과정 전반에서 느낀 것은, 1) 지금 조직의 환경과 라이팅 수준, 우선순위에 맞는 목표를 확인하고, 2) 이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설정한 뒤, 3) 우리 조직의 상황에 알맞은 개선 방법을 학습하고 (직접 스터디할 수도 있고, 에이전시를 도입할 수도 있고요.) 4) A/B 테스트 등을 통해, 실제로 그 지표가 개선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바로 UX 라이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수현 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로컬라이제이션'이라는 분야를 새롭게 알게 됐습니다. SWIT은 '글로벌 협업 AI 플랫폼'을 지향하는 협업 SaaS인데요,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여 10여 개국 언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수현 님은 영문 UX 라이팅으로 제품이 보편적인 사용성을 갖도록 기틀을 다지는 동시에, 로컬라이제이션으로 특정 언어권 사람들이 더욱 쉽게 사용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한국어 기반의 제품이 특정 언어권 사용자에게 닿기 위해, 1) 가장 보편적인 언어인 영어로 번역하고 2) 이를 특정 언어로 다시 번역하는 과정이 UX 라이터의 직무와 잘 맞닿아 있다고 느꼈어요.
이 질문은 1년 전 컨퍼런스에도 나왔던 것 같은데요. 다른 직업군에게도 그렇듯, 라이터에게 AI는 생계를 위협하는(!) 강력한 대체제일 수도 있고 더할 나위 없는 업무 파트너가 될 수도 있겠죠. 앞서 언급한 두 연사분도 업무 현장에서 AI를 잘 활용하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그럼에도 서비스의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하면서 통일성 있게 쓰기 위해서는 인간이 필요하다고 답하셨습니다.
네 번째 시간에는 UX 라이터를 위한 피그마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피그마 해야 하는데~'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게 되는데..ㅎ 스무 님의 진행을 따라 UX 라이터에게 필요한 기능 딱 3개! Select, Text, Auto layout을 중심으로 잘 선택하고, 잘 쓰고, 잘 정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 라이팅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리하고 싶은 라이터라면 Variables 기능을 적용해 보기를 추천해 주셨습니다. 직접 쓰신 책 3권을 나눠 주셨는데, 가위바위보에 져서 못 받았습니다.. ㅠ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1177351
e북도 나와 있군요!
올해도 현업에서 일하는 UX 라이터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강의 후에는 네트워킹 시간도 있는데요, 참석하신 분들 중 누가 / 어디서 / 어떤 직무로 일하는지 알기 어려워서 어떤 식으로 네트워크를 맺어야 할지 어려웠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이번에는 스터디원분께 소개받은 분과 잠깐 대화를 나눌 수 있었지만, 지난 컨퍼런스에는 무작정 옆자리분께 말을 걸었던 기억이 있거든요. 물론 그렇게 대화를 시도하는 것도 좋았지만 꽤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기도 하고.. 취준생이나 관련 업무를 하고 있지 않은 사람 입장에서는 대화를 먼저 시도하는 게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좀 더 활발한 네트워킹을 위해 (원하는 사람 한해서?) 이름표를 착용하거나, 네트워킹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은데요. 만족도 조사 기간을 놓쳐서.. 이렇게 허공에 대고 말해봅니다..
모쪼록 준비해 주시는 손길 하나하나에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운영진분들 중 미식가가 있다고 하시던데, 샌드위치도 참 맛있게 먹었답니다.
앞으로도 <UX 라이터로 살아가기> 행사가 계속되길 바라며, 홀릭스 커뮤니티에서 소식을 확인해 보세요!
https://blog.naver.com/txtoyuni/223062701680
2023년 컨퍼런스 후기는 제 블로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