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디테일이 주는 희열에 대하여
살아가며 문득 자신이 살아있음을 온몸으로 느끼는 순간이 있다. 내게는 그것이 생각을 던지고, 누군가와 그 깊이를 나누며, 함께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찰나다. 타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번뜩이는 영감을 얻을 때, 혹은 나의 한마디가 누군가의 막힌 곳을 뚫어주는 작지만 단단한 도움으로 가닿을 때 몸 안의 에너지가 치솟는 것을 느낀다.
이러한 희열은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증명된다. 촌각을 다투는 수술대 위에서 남들이 주저하는 고난도의 수술을 성공시키고 환자를 살려낸 외과의사가 느끼는 전율, 경쟁자를 물리치고 불가능해 보였던 계약을 수주한 영업맨의 성취감, 오직 기사 한 줄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 내는 기자의 자부심까지. 이들이 느끼는 짜릿함의 공통분모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디테일’에 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편집장 미란다는 타인의 눈에는 다 같아 보이는 색깔 사이에서 미묘한 톤의 차이를 집요하게 짚어낸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그 한 끝의 차이를 꿰뚫어 보는 힘, 그 디테일이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가르는 경계선이 된다. 디테일에 약한 사람은 결코 정점에 오를 수 없다. 실력은 언제나 가장 세밀한 곳에서 증명되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인간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환경을 통제하고 성과를 낼 때 느끼는 이 짜릿함을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이라고 부른다. 심리학자 앨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는 개인이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믿음이 인간의 행동과 동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가 느끼는 그 짜릿함은 단순한 기쁨을 넘어, 내가 세상에 유능한 존재로 기능하고 있다는 강력한 확인 과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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