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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망고 Jan 27. 2024

행복을 이미지화 하면 어떤 모습일까?


최근 여자 후배로부터 예뻐졌단 이야기를 들었다.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신경 써서 홈케어를 했더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겉으론 내색하지 않았지만 기분 좋은 이야기였다.      

이 후배뿐 아니라 다른 몇몇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길래 다른 사람에게 말하긴 부끄러울 것 같아

아무 때나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남편에게 전해주었다.      


“여보, 여자들이 날 좋아하는 것 같아.”

라며 후배와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했고, 자랑 아닌 자랑을 하였다.

평소 다정한 남편은 응당 긍정할 줄 알았는데 대뜸 하는 말,      


“요즘 평가 시즌이야?”

라며 나에게 날아가지 말라는 듯 꾸욱 눌러주었고,      


난 “아니거든? 평가 시즌 끝났거든? 걔가 진심으로 하는 말 같거든?”

이라며 대꾸하였다.


성에 차지 않았는지 남편보다 훨씬 더 다정한 초등학교 4학년 아들에게 다시 이야기하였다.   

   

“아들아, 엄마 회사 후배가 그러는데 엄마 요즘 예뻐졌대.”

라고 말했더니 역시 그 아빠에 그 아들인지라

(난 우리 아들은 “엄마는 원래 예뻐.”라고 말할 줄 기대하였으나)      


“그 친구 사회생활 참 잘하네.”

라며 아예 싹을 싹둑 잘라버리는 대답을 하는 것이 아닌가?      



황당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여 둘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각자의 대답을 전해주었다.      


“아들아, 아빠가 엄마한테 뭐라고 한 줄 알아?

여보, 아들이 나한테 뭐라고 한 줄 알아?”    

 

라며 서로의 대답을 이야기했더니 똑같이 생긴 그 둘이 깔깔대고 웃으며 들켰다는 표정으로 (평소 나에게 해준 다정한 말들은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그들 나름의 사회생활이었단 말인가?)

서로를 바라보며 해맑게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이 기분 나쁘기보단 다소 황당하지만,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간 행복에 대해 문장 혹은 단어로 나만의 정의를 내리려 고심하고 찾았는데,

그 둘의 웃는 모습을 보는 순간 행복의 이미지를 사진 찍은 것 마냥 정확히 마음속에 간직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나에게 행복이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로 인해 밝게 웃을 수 있는 것.'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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