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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하구름 Dec 03. 2022

묵새기다

: 별로 하는 일 없이 한곳에서 오래 묵으며 날을 보내다.





잘 지냈어요?


걱정은 마요

묵새기면서도

알찬 하루하루를

보내며 살았으니까요





흘러간 긴 시간 안에 담긴

고운 추억들을

마음에 새기느라 바빴어요


추억을 잊을까 봐,

그러다 보면

눈부신 그림 조각들을

영영 잃을까 봐 그랬어요

새겨놓으면 좋잖아요





재자재자

새소리 들으며

오늘도 잘 일어나고


땀 흘리며

고이고이

음식을 하고


무럭무럭 갓 지어진 밥을

고마운 마음으로

짜금거리며 먹고



문실문실

어제보다 자란 나무들에게

웃으며 안부를 묻고


또 하루를 마무리하며

별들과 소원을 주거니 받거니

재잘재잘 이야기하고


일기를 전하며

꿈나라로 떠나고,





그렇게 묵새기며

바지런스레 사느라

참 바빴지요

잘 바빴어요


잘 지냈네요

잘 살았네요

다행이에요






*재자재자:
자꾸 가볍게 지저귀는 소리. 또는 그 모양.
*고이고이:
매우 소중하게 또는 정성을 다하여.
*무럭무럭:
연기나 냄새, 김 따위가 계속 많이 피어오르는 모양.
*짜금거리다:
입맛을 자꾸 짝짝 다시며 맛있게 먹다.
*문실문실:
나무 따위가 거침없이 잘 자라는 모양.
*바지런스레:
놀지 아니하고 하는 일에 꾸준한 데가 있게.
*묵새기다:
마음의 고충이나 흥분 따위를 애써 참으며 넘겨 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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