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기계발팩토리 Mar 28. 2023

대학원 나와도 소용없는 이유

이걸 기르지 못하면 말짱 꽝이다

학위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를 꼽는다면, 이것입니다. 바로 "논리적 사고력"이지요.


학위 과정에서는 "논리적 사고력"을 계발해야 합니다. 논리적 무결성이 확보되어 있어야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그래야 질 좋은 연구를 할 수 있고, 결국 그렇게 해야 좋은 학술지에 연구 실적을 발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원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토론하는 과정입니다. 연구 주제를 설정할 때에도 토론합니다. 새로운 가설을 제시할 때에도 치열하게 논쟁합니다. 실험을 설계할 때에도 숱한 고민을 반복합니다. 실험 결과를 해석할 때에도 머리를 싸매고 수정에 수정을 거듭합니다. 그 모든 과정에서 추구하는 것은 "논리에 하자가 없는가"라는 명제입니다. 


저는 석사학위 들어가고 나서 5~6개월 동안 선배들의 과제 수행 업무를 보조하면서 제 연구 테마를 찾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몇 가지 연구주제 아이디어를 가지고 선배들과 동료들에게 제안할 때마다, 격렬한 논쟁을 거쳐야 했습니다.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죠. 


"왜 해야 하는데?"  

"이전에 했던 연구와 다른 점이 뭔데?"  

"기존에 네 아이디어대로 하지 않았던 이유가 뭐야?" 

"네 아이디어를 구현하면 뭐가 좋은 건데?" 

"장점만 있고 단점은 없어?"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야?" 


숱하게 기각당하고 (업계에서 쓰이는 전문용어로는 '까인다'라고 표현합니다) 그것에 대응하기 위한 논리를 세워 보고, 그런 과정에서 서너 달이 또 흘러갔지요. 지난한 과정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언제 실험하고 언제 논문 쓰나, 답답했죠. 하지만 그런 훈련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할 만한 주제"를 알아보는 눈이 조금씩 생겼습니다. 논리적인 패턴을 학습하게 되면서 깊게 생각하기 전에도 "딱 봐도 이상한데?" 하는 것들을 골라내는 안목도 생겼지요. 


연구 주제를 정할 때뿐 아닙니다. 매주 실험 결과를 랩원들과 공유하고 토론하는 자리에서도, "왜 그렇게 실험했는지", "왜 그렇게 실험할 계획인지", 등등에 대해서 끊임없이 토론합니다. 


회사 업무도 (특히 연구개발 업무도)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동료, 상사, 협업 부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끊임없이 설득하는 과정이기 때문이지요. 이 과정에서 "논리적 완성도"는 매우 중요합니다. 학위 과정에서 이런 사고의 도구를 갖출 수 있다면, 2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겠지요.

매거진의 이전글 공부하는 방법에 관한 공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