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메일링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미상>은 매주 예술과 관련된 이야기를 메일을 통해 보내드리는 무료 메일링 서비스입니다.
예술을 사랑하고 그것을 글로 풀어내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모아 <미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예술을 좋아하는 동네 친구와의 소소한 대화이기도 하고, 예술과 글을 업으로 삼고자 하는 지망생의 꾸준한 투고이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순간을 기어코 활자로 붙들어 놓은 공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1. 2024년 1월 3일 (수) 시작
2.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발송
3. 주제: 문학(소설, 시), 음악(대중음악)
4. 기간: 2024년 1월 ~ 6월 (6개월)
5. 구독료: 무료
또는 인스타그램 계정 @meesang_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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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셋째주에 발송되는 제 글 스포⬇️
그러니 만일 아직 당신이 아직 살아 있다면, 지금 나는 이 삶을 살고 있지 않아야 한다. 지금 내가 살아 있다면 당신이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어둠과 빛 사이에서만, 그 파르스름한 틈에서만 우리는 가까스로 얼굴을 마주본다. (『흰』, p.117)
죽음은 흔적을 남긴다. 나의 삶이 그 흔적에 존립한다고 느낀다. 그들의 죽음 위에 내가 서 있다는 감각. 내가 될 수 있었던 무수한 죽음 앞에서 너무나 많은 빚을 지고 있다. 내가 되지 않았던 것은 순전히 운 때문이었다는 이유로 쌓여가는 죄책감과 마치 그것들과 무관하게 살아갈 수 있는 권능을 가진 듯한 수치심 사이에서 방황한다. 떠나간 이들이 남긴 파문 위에서 정착하지 못한 채 이리저리 떠밀린다. 어느 날에는 하늘이 무너질 듯 울다가도 어느 날에는 당신의 죽음이 있었는지도 모르게 웃으며 살아간다. 그럼에도 자꾸 당신을 잊을 수 없는 것은, 내가 당신의 숨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흰 숨으로 얽혀 있다. 내가 내뱉은 입김이 당신의 들숨이 되고, 당신이 내쉰 한숨이 나의 숨이 된다. 당신이 부재한 지금, 그 흰, 모든 흰 것들 속에서 당신이 마지막으로 내쉰 숨을 들이마실 것이다. (『흰』, p.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