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이라뇨!!
이제는 읽을 수 있다!
다음날 새벽 9년 동안 묵혀두었던 책 [소년이 온다]를 꺼내 들었다가 피비린내가 나 다시 덮었다.
작년 4월 고요편지에서 산 [작별하지 않는다]도 아직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동네책방 고요편지 사장에게 새벽부터 톡을 보내 책을 찜해두겠다고 했다.
네 권 중 영문판 채식주의자만 빼기로 했다.
막내 운동회가 끝나고 세 권을 픽업했다.
시집과 흰 과 디 에센셜
퇴근길에는 혜언니에게서 채식주의자를 빌렸다.
초판이니 잃어버리면 안 된다고.
소중한 보물처럼 아무도 몰라야 될 비밀처럼
나만 몰래 보겠노라고 가슴에 품고 왔다.
시집부터 읽었다.
피비린내가 났다.
그래도 참고 읽을 수 있었다.
우는 아이 달래듯 괜찮아. 이제 괜찮아. 하면서
그다음은 [흰]을 읽었다.
태어나 두 시간 살아있다 죽은 언니 이야기가 담긴 소설이라는데 에세이 같고 시 같았다.
‘죽지 마라, 제발’
태어나서 얼굴도 보지 못한 남동생이 생각났다.
남자아이여서 인큐베이터까지 들어갔다던데.
문득 엄마아빠의 마음이 어땠을지 짐작해 본다.
독서모임 자는 노벨문학상 발표 바로 전주에 [흰]을 읽었다. 정이가 이전에 사고 안 읽다가 훅 당겨서 읽은 뒤였다. 이럴 줄 알았냐고!
그리고 노벨문학상 발표 후 자는 ‘소년이 온다-채식주의자-작별하지 않는다-희랍어 시간이 들어있는 디에센셜’ 순으로. 하루 한 권씩 빌려주었고 매일 완독을 해내고 있다. 마음이 힘들어서 여기까지!
한글날 최진영 작가 낭독회 다녀와서
첫 에세이 [어떤 비밀]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야 언니에게를 읽기 시작한 날
구의 증명, 원도, 해가 지는 곳으로도 읽을 거고
김애란 작가의 이 중 하나는 거짓말도 읽을 거고
회사에서 지원받은 책도 읽을 거고
책을 읽을수록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지던 날
한강이라는 블랙홀에 빠진 날이다.
믹스커피 한 잔 하며 돌담마당토크(자의 아이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