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너무나도 쉽게 습관에 젖어든다. 사람은 행복하게 살기 위해 돈을 벌려는 것인데 인생의 모든 노력과 최상의 몫이 이 돈벌이에만 집중되어 버린다. 행복은 잊히고 수단이 목적으로 변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정복자의 모든 노력은 보다 큰 삶을 향해 가는 길에 불과했던 야망쪽으로 빗나가 버린다.
인간의 마음속에서 집요하게 되살아나는 것이 희망이다. 가장 헐벗은 인간들도 이따금 환상에 동의하고 만다. - 156p
이 책은 5분 전에 읽었던 부분도 '내가 읽었었나' 하게 만드는 묘한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기억에 남고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는 구절이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하게 느껴질 정도다.
카뮈가 말하고자 하는 부조리는 내가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는, 간혹 글로도 한 번씩 써보는 죽음에 대한 생각과 거의 일맥상통한다. 아무리 이 생을 열심히 산다 해도 결국 우리의 종착점은 죽음에 이르는 것이니 카뮈가 부조리다 역설해 마지않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카뮈가 느꼈을 죽음은 어떠했을까? 어릴 적 그는 심한 폐렴을 앓았다. 그로 인해 죽음과 직면했을 그는 어떤 두려움을 느꼈을까?
현재를 살아가고 앞으로 미래를 살아가게 될 우리들은 내일 당장 죽음을 맞이한다 해도 이상하지 않는 일이다. 주변에서 흔히 발생하기도 하니깐.
그렇지만 우리가 계속 아무 일 없다는 듯 살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모두들 저 희망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믿음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