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이슬보다 더 고운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눈물입니다. 눈물이 고운 보물인 것은 눈물 속에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가까이에 있는 것들 가운데, 눈물이 섞이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눈물처럼 마음을 가득 담고 있는 것도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눈물은, 무엇이든 다 보여 주고, 다 듣게 해 주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주는 양심입니다.
- 2000년 12월 자근방에서 김원석(책머리에)
다님이의 엄마는 다님이가 6살 때 하늘나라로 가셨어요. 아빠와 둘이 사는 다님이는 초등학교 2학년이에요. 다님이는 아빠가 오실 때까지 집 앞 공원에서 홀로 아빠를 기다려요. 살고 있는 아파트는 재개발 문제로 매우 요란스러워요.
그러던 어느 날 공원에서 한 할아버지를 만나고 친해지게 돼요. 할아버지가 쓰고 계신 모자가 멋지다고 생각했던 다님이는 할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해요.
"모자를 쓰는 사람보다는, 머리에 얹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고 재동 할아버지가 그랬어요."
"그래? 난 어떠냐? 잘 어울리는 것 같냐?"
"정말 잘 어울려요. 그런데 웃으시면 더 멋질 것 같아요. 진짜 멋쟁이는 얼굴에 웃음이 가득 하대요."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웃는 사람이 멋지다는 것은 만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정작 우리들은 늘상 찡그리고 다닐 때가 많아요. 그래봤자 주름살만 더 늘 텐데 말이죠. 다님이는 엄마가 많이 보고 싶고 그리웠어요. 그럴 땐 엄마가 해주셨던 말을 떠올리곤 했어요.
"할아버지는 잘 우세요?"
"어른이 울긴? 할아버지가 울보라도 되는 줄 아니?"
"울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웃을 수 있는 마음이 있다고 그랬어요. 진짜로 울 줄 모르는 사람은 웃을 수가 없댔어요."
우리는 눈물을 흘릴 때가 참 많아요. 하품을 하다가도 나오고 사실 신나게 웃을 때도 눈물이 나와요. 하지만 전 뭐니 뭐니 해도 실컷 울고 난 뒤 개운한 마음이 들 때 그때가 가장 좋아요.
삽화<그림 / 이미정>
다님이가 엄마를 만날 때까지 웃음의 눈물만 흘리며 잘 자라기를 바라지만 한편으로는 힘든 눈물도 흘릴 줄 알아야 성장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어요.
김원석 작가님은 1974년 [월간문학] 신인상(아동문학 부문)에 당선하여 글을 쓰기 시작하셨어요.
1981년 동시집 <초록빛 바람>으로 한국동시문학상을 1986년 동시 <나 어릴 때 남산>으로 한국아동문학상을 1987년 동시 <예솔아>로 유럽방송연맹 은상을, 1987년 동화집 <고추 먹고 맴맴>으로 소천아동문학상을 받았어요.
이미정 그림 작가님은 출판미술가협회상 특선을 받았고 <아기천사 두두>, <토실이와 곰돌이의 여행>, <뿌뿌의 봄>,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등 많은 그림을 그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