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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관해(remission)라는데?

의학용어 관해(remission)

관해는 병이 잠시 조용해진 상태를 뜻하며, 완치(cure)는 아닌 상태입니다. 영어 의학용어로 레미션(remission)입니다.


왜 ‘관해(레미션, remission)’라는 개념이 필요할까요?


암과 자가면역질환은 오랜 기간 지켜봐야 하는 병이 많습니다. 좋아졌다가(관해) 다시 심해지는(재발)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의사와 보호자는 “지금 잠깐 조용한지(관해), 정말 다 나았는지(완치)”를 구분해 치료 계획을 세웁니다. 환자와 가족도 이 말을 알면 희망은 가지되 경계는 잃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관해’라는 표현이 꼭 필요합니다.

악당(병)이 잠시 숨었습니다 → 관해(레미션, remission)
악당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 완치(큐어, cure)
악당이 다시 나타났습니다 → 재발(릴랩스, relapse)


관해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관해(레미션, remission) : 병의 활동이 멈추거나 아주 약해진 상태를 말합니다.
부분 관해(파셜 레미션, partial remission) : 많이 좋아졌지만 증상이 조금 남은 상태입니다.
완전 관해(컴플리트 레미션, complete remission) : 병이 보이지 않는 상태지만,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합니다.


흥미롭게도 'remission'이라는 단어는 의학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됩니다. 교도소 수감 기간에서 remission은 좋은 행동으로 인해 형량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질병이 완화되는 것과 교도소 형량이 줄어드는 것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 예문들을 보시면서 각각의 의미를 관통하는 맥락을 생각해 보세요. 1번 관해, 2번 용서, 3번 감형... 이런 식으로 외우는 것 최악이에요. 모든 단어는 맥락이란 것이 있거든요.


의학 분야 (병의 호전) "After months of chemotherapy, the cancer went into remission." (수개월의 항암치료 끝에 암이 관해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법률 분야 (형벌의 감형·면제) "The prisoner received a remission of his sentence for good behavior." (그 죄수는 모범적인 태도 덕분에 형 감면을 받았습니다.)

금융 분야 (세금이나 빚의 탕감) "The government announced a remission of property taxes for flood victims." (정부는 홍수 피해자들에게 재산세를 감면해 주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종교 분야 (죄의 용서) "He prayed for the remission of his sins." (그는 자신의 죄의 용서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일반적 의미 (완화·감소) "There was a brief remission in hostilities before fighting resumed." (전투가 재개되기 전, 적대 행위가 잠시 완화되었습니다.)


관해 remission과 선교 mission; 의학용어 어원 찾기

어원을 알면 외우기 싫어도 외워지고 관련 단어도 주르륵 따라옵니다.


Screenshot 97.jpg


Remission은 라틴어 remittere에서 유래했으며, 이는 re-(뒤로) + mittere(보내다)로 구성됩니다. 원뜻은 "뒤로 돌려보냄" 또는 "놓아줌"이며, 여기서부터 "감형", "완화", "관해" 같은 의미가 발전했습니다.


Mission (from mittere)
보내다, 놓아주다


그래서, mission으로 끝나는 다른 단어들도 많이 있는데, 모두 '보내다'라는 뜻과 관련이 있습니다: "Submission"은 sub- (아래)와 mittere (보내다)의 결합으로, ‘아래로 보냄’ 즉 제출 또는 복종을 의미합니다. "Transmission"은 trans- (건너)와 결합해 ‘건너 보내는 것’, 즉 전달이나 전염입니다. "Emission"은 e- (밖으로)와 결합해 방출 또는 배출을 뜻하고, "Admission"은 ad- (향해)와 결합해 입장이나 인정의 뜻을 갖습니다. "Intermission"은 inter- (사이)에서 나와 중간 휴식이고, "Permission"은 per- (통과하여)로부터 나와 허용 또는 허락을 의미합니다.


submission제출, 복종 sub- (아래) + mittere (보내다) → 아래로 보내다
transmission전달, 전염 trans- (건너) + mittere → 건너 보내다
emission배출, 방출 e- (밖으로) + mittere → 밖으로 보내다
admission입장, 인정 ad- (향해) + mittere → 안으로 보내다
intermission휴식, 중간 휴식 inter- (사이) + mittere → 사이에 보내는 시간 (중간 멈춤)
permission허락 per- (통과하여) + mittere → 통과하도록 보내다 → 허용


이처럼 -mission 계열 단어는 거의 모두 라틴어 mittere("to send")에 접두사가 붙어 파생된 구조이며, 각각의 접두사가 의미의 방향과 뉘앙스를 결정합니다. 아래 인터렉티브 어원을 체크해 보세요.

https://drchoi2019.github.io/study/terms/mission.html


예문으로 말맛 익히기

제가 늘 강조하는 것, "단어는 예문에서 완성된다," 이 대화들은 의사-환자 간에 관해에 관하여 있을 수 있는 대화들입니다. 아마 관해에 대한 느낌이 확 잡히실 거예요.


1) Does remission mean I’m cured?

Patient: So I’m in remission. Does that mean I’m cured?

Doctor: It’s great news, but cure is different. Remission means the disease is quiet and not showing on tests. We’ll keep regular check-ups.

Patient: Got it. So we stay on the plan?

Doctor: Yes—same plan, and call me if anything new shows up.

환자: 관해(레미션, remission)라고 들었어요. 그럼 완치인가요?

의사: 좋은 소식이지만 완치와는 달라요. 관해는 병이 조용한 상태이고 검사에 안 보일 뿐이에요. 정기 검사는 계속할 거예요.

환자: 알겠어요. 계획대로 가는 거죠?

의사: 네, 그대로 가고 새 증상이 생기면 바로 연락 주세요.


2) How long does remission last?

Patient: How long can remission last for me?

Doctor: It varies—months or even years. We’ll track labs and how you feel, and adjust if needed.

Patient: What warning signs should I watch for?

Doctor: New or worsening pain, fever, unusual fatigue, or any lump—message us.

환자: 제 관해는 얼마나 갈 수 있나요?

의사: 사람마다 달라요. 몇 달~몇 년도 가능해요. 검사랑 컨디션을 보면서 필요하면 조정해요.

환자: 뭘 조심하면 되죠?

의사: 새로운 통증, 열, 이유 없는 피로, 만져지는 혹 같은 게 있으면 바로 알려 주세요.


3) If I’m in complete remission, can I stop treatment?

Patient: The report says complete remission. Can I stop treatment now?

Doctor: Sometimes we continue maintenance therapy to keep things quiet. We’ll decide together after weighing benefits and side effects.

Patient: If we stop, what’s the plan?

Doctor: Closer follow-ups. If markers change, we restart quickly.

환자: 완전 관해(complete remission) 라는데 치료를 멈춰도 되나요?

의사: 경우에 따라 유지요법(maintenance therapy)을 이어가기도 해요. 이득 vs 부작용을 같이 보고 결정해요.

환자: 멈추면 계획은요?

의사: 더 촘촘한 추적을 해요. 수치가 변하면 바로 대응해요.


4) Can I exercise during remission?

Patient: Can I work out while I’m in remission?

Doctor: Light exercise is usually helpful—walking, stretching, light cycling. Start slow; if you get dizzy or short of breath, stop and call us.

Patient: What should I avoid?

Doctor: Heavy lifting or intense workouts until I clear you.

환자: 관해 중에 운동해도 될까요?

의사: 보통 가벼운 운동은 좋아요. 걷기, 스트레칭, 가벼운 자전거부터 천천히요. 어지럽거나 숨차면 멈추고 연락 주세요.

환자: 피해야 할 건요?

의사: 무거운 웨이트나 고강도 운동은 제가 허락하기 전엔 잠깐 미뤄요.


5) Can I get sick again after remission (relapse)?

Patient: Could it come back even after remission?

Doctor: There’s still a chance of relapse. That’s why follow-ups and healthy habits matter. If anything returns, we’ll catch it early and treat fast.

Patient: Okay. I’ll keep the appointments.

Doctor: Perfect. You’re doing the right things.

환자: 관해인데도 다시 아플 수 있나요(재발)?

의사: 재발 가능성은 있어요. 그래서 정기 내원과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해요. 변화가 보이면 빨리 확인하고 치료할 수 있어요.

환자: 네, 예약 잘 지킬게요.

의사: 좋아요. 지금처럼만 하시면 됩니다.


의학용어 '관해'는 단순히 병이 나았다는 의미를 넘어서, 질병과의 지속적인 관리와 희망을 나타내는 중요한 개념입니다. 완치가 어려운 질환에서 관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환자와 가족에게 큰 의미가 있으며, 이는 의학의 중요한 목표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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