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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스라엘 이영란 Apr 20. 2024

무엇이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하는가?

행복

무덤교회에서

금요일 오후 8시

찬양 연습을 마치고 저녁 식사후 올드씨티로 향했다.

7시까지도 밝던 해가 조금 지나니 벌서 어둑어둑하다

올드씨티에 내려 먼저 따끈한 차를 한잔 마셨다. 오후날씨가 더웠던것에  비하면 저녁은 쌀쌀하다. 더 두껍게 입지 않은 것이 후회될 정도다.

"Two tea"

올드 씨티 앞 포장마차와 같은 카페에서 남편이 영어로 말하니 서있던  아랍인이 노 티, 테 " 한다. "테"는 리브리어다 " 노. 샤이 ". 아니 아랍어로는 샤이지 하며 다시  정정해준다.

"뜨넨 샤이" 나도 질세라 한번 아랍어를 해본다.

앞의 아랍인이 자기가 주문한 두잔의 차를 받아 간다.

우리건줄 알고 받으려던 남편이 멋적어 하며 웃는다.

"원슈가 . 투 슈가?"

커피 타는 분이 차에 설탕을 몇스푼 넣을까 묻는다.

'비둔 쑤카르(설탕 없이) "

아랍인들은 차에 설탕을 넣어 마신다.

달달한 맛도 좋지만 우리는 차에서 우러나는 약간 쓴맛과 향을 더 좋아하기에 설탕을 넣지 않는다. 사실 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설탕없이 무슨 맛으로 먹는지..


금요일 저녁 다마스커스 게이트 앞 생선 가게는 오픈 마켓을 연다. 지중해와 갈릴리에서 갓 잡은  생선을 파는데 무엇보다도 게와 오징어 새우가 돋보인다. 평소엔 생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징어 1키로를 샀다. 뭘해먹을지는 모르겠다 그저 반가워서 샀다. 아마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을지도 모르겠다. 생오징어 1키로로 벌써 마음이 풍성하다. 별미다.


오늘은 다마스커스 게이트앞 아랍 주차장이 만석이다. 어디다 댈까 고민하다 주차장 앞 인도에 대었다. 여러 차량이 그렇게 대고 있다. 샤밧저녁이라 벌금물 일도 없다.아랍인들은 법을 피하는 방법을 안다.이굣에 사는 지혜?라고나 할까 ? 혹시 벌금물까 고민했는데 1시간 후에 와서 뵈도 전혀 문제 없었다. 휴 다행이다. 요즘은 벌금을 물테면 물라지 배짱이 커졌나보다. .그만큼 주차 공간이 없다.


 다마스커스문을 들어가면 양갈래길이 생긴다. 오른쪽은 무덤교회 왼쪽은 서쪽벽으로 가는 길이다. 고대 로마의 카르도길인데 아직 남아있는 셈이다. 아직도 왼쪽 서쪽벽 가는 길에 사람이 많아 오른쪽 길 무덤교회로 향했다. 한적한 길이지만 여전히 한두명의 유대인이 보인다. 골목길로 들어가는걸 보니 이곳 어딘가에 유대인이 사는가 보다.

치안이 좋긴 하지만 늘 아랍인들과의 충돌로 아슬아슬하다. 그는 역시 빠른 걸음으로 우리를 보지도 않고 골목길로 들어갔다. 유대인의 특성이다.


무덤교회에서 요란한 소리가 난다. 마침 정교회 예배를 마치고 돌아가는 사제들이 지핑이로 크게 땅을 치며 가는 소리다. 그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오늘따라 무덤교회가 사람들이 조금 있다. 마침 남싸이프러스에서 온 순례객들이 무덤교회안에 남아있다. 전쟁중인데도 이렇게 오는 순례객들이 대단해 보인다.


잠시 무덤 앞에 앉아 있는데 한 여성이 물끄러미 앞을 보고 앉아있기에 말을 걸었다.동양인이다.

"나는 인도에서 왔어 오늘 야기서 철야할예정이야"

이곳 무덤 교회에서는  잠을 자는 건 허용하지 않지만 이것에서 철야기도하는 건 허용한다. 지금은 여름이라 밤 9시부터 새벽 5시까지 할수 있다.

그런데 처음엔 매우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계속 이야기를 해보니 사실은 잘 곳이 없어 이곳에서 자는 듯하다. 영어발름이 정확하지 않아 이해하기 어렵긴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아마도 이스라엘에 일하러왔다가 (그녀는 6년째 이곳에 살고 있다) 일자리를 바꾸는 과정에서 직원과 약속이 틀어지면서 예루살렘에 남게 되었고 하이파 가는 버스 시간이 끊겨 예루살렘에 남아있게 된것이었다.


"나는  나와 하나님만 이곳에 있게 될거야 오늘은 기도자가 하나도 없데 " "난 이스라엘에 사는게 너무 좋아"

바깥 차가운 공기에 비하면 바깥 보다는 이곳이 낫겠다 싶다. 안쓰럼기도 하고 뭐 먹을 거라도 있으면 주고 싶었디만 그도 아니라 그저 "갓 블레스 유"하고 나왔다.


한국분들 중에 이스라엘에 와서 통곡의 벽에 가서 철야를 하는 분들이 가끔있다. 일명 기도자들 . 이스라엘이.너무 좋다며 이곳에 와서 기도하시는 분들이다. 말씀도 읽고 찬양도 하고 기도하며 생활하는 사람들 .사실 수도원이나 수녀님들이 그런 생활을 하시지만 그분들은 정해진 곳에서 하는 분들이고 이분들은 특정 직업은 없지만 일상 속애서 기도하며 사는 분들이다. 어떤 이유로 어떤 사유로 그런 삶을 살게 되었는지는 알수 없지만 말이다.


내가 이 인도 여성과 이야기 할 때 남편은 옆에 다른 미국인과 대화중이었다. 그는 16년간을 예수 복장을 하고 이스라엘에서 생활하는 분이시다. 흰색 도포를 입고 지팡이를 지고 신발은 신지 않은 채로 예루살렘 올드씨티안에서 늘 기도하며 사시는 분이다.


그도 오늘은 외로웠던지 남편과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대체로 이곳에서 밤을 새거나 9지점 근처에서 노숙을 한단다. 프란체스카 교회 예배는 다 참석하는 그는 대부분의 성직자나 예루살렘 사람들이 거의 다 아는 분이다. 가끔은 그 도포로 인해 여러 신문이나 잡지에 나오기도 했다.


남편이 물었다 .당신은 행복하나요?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어떤 행복을 추구하며 사는지에 따라 우리는 행복의 강도가 다른것 같다. 집이 없어도 먹을 것이 부족해도 오직 예루살렘에 거하고 이곳에서 생활하며 예배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그.


나는 하룻밤 있는 것도 살에 파고 드는 추위를 견디고 싶지 않은데 그는 그렇게 인생의 다른 곳을 바라보며 살고 있다.


따뜻한 집 따뜻한 밥 따뜻한 온기 가족의 사랑이 행복의 정의로 여기는 나에게는 이해할수 없는 이들이다.

그들은 그렇게 할수 없기에 이렇게 사는 것일까 .

우리는 세상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낙오자로 여긴다. 그러나.과연 세상에 적응하며 사는 사람들에게서 배울 점은 또 뭘까?


세상과 단절하여 절에 가서 사는 스님들이나

수도사로 사는 사람들 .도를 닦으며 사는 사람들에게서도 깨닫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삶은 그것이 아니기에 나는 속세에 묻혀 산다. 어렵다 인생이 .


이집트의 최초의 수도사는 자신의 모든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고 동굴에 가서 금욕 생활을 한 사람이다. 예수님이 너의 재산을 다 가난한 자에게 주라는 성경 말씀을 실천하고 그는 동굴에 들어갔고 그를 따르는 많은 자들이 수도사가 되었고 그를 책으로 남겼다.


그러고 보면 나는 가진것도 많은데 내것 조금 주는 것도 내 작은 희생도 너무 아까워하진 않았나 회개해 본다.

예수님은 자기의 목숨까지도 주셨는데 나는 뭘 드렸다고 늘 불평하며 불만족 스러워했더가 말이다.

조금의 헌신 조금의 사랑이 부족한 나이다.

부족해 보이는 이들을 통해 오히려 예수님을 바라보며 나를 버리는 시간을 가져본다. 적어도 예루살렘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거져받은 은혜와 사랑을 나누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다.더 나은 행복을 위해서 , 더 많은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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