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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드벤처스 Apr 28. 2022

[Thesis 제3장] 기업의 해체와 S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의 가능성과 미래

볼드벤처스 Thesis, Part 3

기업의 해체와 백오피스 기능의 SaaS화



기업이 해체(unbundling)되고 있다. 회사는 사업 영위에 필수적인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회계, 세무, 직원 복리후생 등 다양한 서비스의 병합체인데, 회사의 이런 기능들이 하나씩 SaaS와 API 형태로 분리되어 제공되고 있다. 앞으로는 더 많은 백오피스 기능들이 SaaS화 되어 회사들은 핵심 서비스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포스팅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라는 SaaS 사업을 소개하고, 추후에는 유망 SaaS 분야를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혁신을 이끄는 ‘언번들링(Unbundling)’ 현상


지난 포스팅에서 작고 혁신적인 스타트업이 소비자 니즈에 빠르게 대응하며 빅테크를 해체(unbundling)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했는데, 사실 unbundling은 전무후무한 현상이 아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테크기업의 독점적 지위는 견고할 것 같지만, 언제나 성공적인 도전장을 내미는 신규 플레이어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존 플레이어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가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특정 버티컬을 ‘분리(unbundle)’하여 해당 버티컬에 맞는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예로는 1세대 온라인 광고 커뮤니티인 Craigslist의 unbundling이다. Airbnb, Tinder 및 Zillow 등 80개 이상의 회사가 Craigslist의 특정 서비스를 공략하여 각각 더 강력하고 규모가 큰 유니콘이 되었다. 이러한 기업들은 인수합병이라는 bundling과정을 통해 몸집을 키우며, 너무 커지면 다른 신규 플레이어로부터 다시 unbundle 되기도 한다. Bundling과 unbundling은 우리에게 익숙한 혁신의 원천이다.


오늘의 Unbundling이 특별한 이유: 기업이 Unbundling 되고 있다


오늘날의 unbundling은 조금 양상이 다르다. 기업 자체가 해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창업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현재의 사회 초년생들은 기성세대의 성공방식을 거부하면서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전통적 개념의 일자리가 감소하며 일반적인 고용주와 고용인의 관계가 와해되고 있다.


기업의 unbundling에 주목하는 이유는 회사가 제공하는 기능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회사를 고용의 주체라고만 생각하지만, 회사는 사실 고용 외에도 수많은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서비스의 병합체이다. 사업 영위에 필수적인 기능(예: 제품 개발, 마케팅, 영업, CRM, 재고 관리)부터 부수적인 기능(예: 법률 업무, 회계, 교육, 의료, 보험 및 기타 직원 복리후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이러한 기능들은 회사가 신설되었거나 스타트업의 규모가 작아도 항상 필요하다.



기업의 unbundling은 B2B SaaS 회사에게 기회로


기업이 unbundling 되면서 이러한 공백을 B2B SaaS(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채우고 있다. SaaS는 Software as a Service의 줄임말로, 클라우드를 통해 서비스처럼 제공되는 소프트웨어를 칭한다. SaaS의 가장 큰 특징은 클라우드 기반이라는 것이다. 과거에는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구입 후 사내 PC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이용이 되었다면, SaaS 소프트웨어는 PC에 설치할 필요 없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공급자에 의해 외부에서 운영된다. Zoom과 Slack 같은 협업툴부터 Salesforce와 같은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이 SaaS의 형태로 제공되고 있으며, 비싼 라이선스를 구입하지 않고 매달 구독료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이 온라인 사업자 및 SMB(중소, 중견) 기업도 서비스 영역마다 회사의 니즈에 맞는 SaaS 서비스를 선택해 다양하게 취합할 수 있어졌다.




해외의 SaaS 시장은 이미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시너지 리서치 그룹에 따르면 SaaS 회사의 지난 10년 연평균 성장률은 39%에 육박하며, 지난해 $145.5 bn(약 170조 원)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북미 시장에서는 기업가치 1조 원이 넘는 유니콘의 80%가 B2B SaaS 기업일 정도로 유망 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2021년도에 해외 기업들은 평균 110개의 SaaS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전년 대비 38%, 2015년 대비 14배나 증가한 수치다. 110개라는 숫자가 사실 놀랍지는 않다. 가장 기본적인 Gmail(이메일), GoDaddy(웹 도메인), Typedream(홈페이지 빌더), MSOffice(문서작성), Slack(사내 협업 툴), Zoom(화상채팅), AWS/네이버(클라우드)만 해도 벌써 7개인데, 마케팅, 디자인, 회계, 인사, IT 등 부서별로 각각 업무에 특화된 SaaS 서비스를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아주 놀라운 수치는 아니다.

기업당 평균 SaaS 사용 수 / 출처: BetterCloud 2021 State of SaaS Report



확장 가능성이 무한한 B2B SaaS 생태계


B2B SaaS의 적용 범위 및 확장 가능성은 무한하다. 기업의 비즈니스 전 과정에 적용 가능한 것이 바로 B2B SaaS이기 때문이다.


한 예시로 A라는 의류 회사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A 회사 외부에서 볼 때는 상품 디자인부터 고객관리까지 전부 회사 내부에서 각 부서가 담당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시스템을 직접 구축하거나 비싼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기보다는 B2B SaaS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앞서 말한 A 의류 회사는 아래와 같이 비즈니스 모든 단계에서 다양한 B2B SaaS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상품 디자인 ex) Figma (디자이너, 프로젝트 매니저, 클라이언트 협업 툴)

물류 ex) Flexport (배송 현황 모니터링, FCL/LCL 배송, 세관 관리)  

마케팅/세일즈 ex) Hubspot (디지털 마케팅, CRM)  

전산/회계 ex) Quickbooks (자동 회계 관리 소프트웨어)

매출관리 ex) CashNote (매출 관리 소프트웨어)  

HR ex) Gusto (급여/인사관리, 온보딩)

고객관리 ex) Zendesk (고객 데이터 분석, 통합 고객 지원, CRM)

고객응대 ex) 채널톡 (고객 채팅상담 프로그램)


SaaS는 이제 온라인 사업자와 및 SMB(중소, 중견) 기업 성장 전략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전환 트렌드는 국내 SaaS 도입을 가속화할 것이다.



국내 SaaS/API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B2B Saa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챗봇 상담과 메신저부터 비용관리와 근태관리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클라우드 시대의 도래로 모든 기업의 기능마다 SaaS 형태로 서비스 구현이 가능해지면서, 앞으로 국내에도 더 많은 B2B SaaS 스타트업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국내 SaaS 회사의 성장을 전망하는 이유는 높은 개발자 몸값 때문이다. 개발자 연봉이 고공 행진하고 있으며, 검증된 실력자를 구하는 것은 더더욱 려워지고 있다. 개발자 공급 부족은 향후 20~30년간 계속될 전망으로, 아마존 웹서비스(AWS)의 의뢰로 컨설팅 기업 알파베타(AlphaBeta)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까지 한국에서만 1560 명의 디지털 근로자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한다.


이런 개발자 구인난 속에서, 기업들은 비싼 인건비를 지불하고 직접 개발자를 채용하는 것이 아닌 SaaS을 활용하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한국 SaaS 산업의 확산은 수요와 공급의 이치에 따라 필연적인 미래다. 다른 곳에서 더 잘 만든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고 처음부터 모든 회사의 비즈니스 기능들을 구현하는 데 소중한 회사 개발인력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SaaS 서비스 도입은 리소스가 부족한 소규모 회사에 특히 유용하며, 적은 비용으로 빠른 확장을 가능하게 해준다. 뉴노멀 시대의 이런 툴은 nice-to-have에서 must-have로 발전할 것이다.


SaaS는 비즈니스 운영의 모든 영역으로 확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특히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회사는 인사, 재무, 보안, 복지 등 현지화(localization)가 필요한 서비스다. 추후 포스팅에서는 이러한 유망 SaaS 분야에 대해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To be continued.. Thanks for reading!


목차:

[제 1장] 기술의 발전과 소유의 확장

[제 2장] 소유권을 찾아나서는 소비자들: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화한 서비스의 등장

[제 3장]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제 4장]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coming soon)

[제 5장] 디지털 신원과 보안

[제 6장] 웹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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