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울 수록 많이 하는 착각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살아가며, 이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사람들이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소속감, 안정감, 정체성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관계는 우리에게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때때로 서운함을 느끼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 이유는 종종 상대방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온다.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고, 같은 상황에서 각기 다른 판단을 내리게 된다.
나와 생각이 다르거나 내가 놓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보기엔 눈에 띄는 미흡한 점이 누군가에게는 정말 중요하지 않은 사소한 일일 수 있다. 상대방 역시 자신만의 우선순위와 관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계는 다름을 진정으로 존중할 때 비로소 강해질 수 있다. 서로가 완벽히 같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다름에서 배우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러한 마음가짐이 없으면 관계는 갈등과 오해로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우리가 관계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내면의 자립에서 시작된다. 타인의 평가나 인정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관계를 지키는 것과 동시에 그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이 진정한 자유다.
"타인을 이해하려 하지 않으면, 관계는 그저 투쟁에 불과하다."
— 에리히 프롬
이 말은 우리가 관계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핵심적인 진리다. 대화 속에서 내가 아무리 멋진 말로 포장한다 해도, 상대방을 진심으로 이해하지 않는 말은 결국 그 진심 그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어쩌면 겉으로는 맞장구를 치면서도, 상대방의 눈빛이나 태도는 반대의 신호를 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해 없이 나누는 말들은 공허하고, 관계는 투쟁으로 변할 뿐이다.
따라서 상대가 나와 같을 것이라는 기대와 착각을 버려야 한다. 상대방의 관점, 감정, 생각이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없으면, 그 어떤 관계도 진정으로 발전할 수 없다. 타인과의 다름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비로소 더 깊이 있는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