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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지드림 Sep 28. 2024

내가 사는 그 집

내가 살고 싶은 집에 살고 있는가? 아니면, 선택의 여지가 없는가?


내가 살고 싶은 집에 살고 있는가? 아니면, 선택의 여지가 없어 사는 곳에 머물고 있는가?

사람에게 편안한 공간은 매우 중요하다. 편안한 공간은 신체적, 정신적 안정감을 주며, 이를 통해 진정한 휴식이 가능하다. 사람의 뇌는 선사시대에 주로 발달하여, 그때 조상들의 생존 환경을 반영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들짐승의 위협이나 자다가 공격당할 위험이 상존하던 시대에, 안전한 곳을 찾는 것이 필수였다. 오늘날에도 우리는 안전한 공간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이 조건이 충족될 때 비로소 쉴 수 있다.

또한, 자연과 가까운 공간에서 햇빛을 받거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자연과 접촉할 때, 우리의 마음은 더욱 안정되고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자연과의 연결은 사람의 심리적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층간소음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우리는 자유롭게 소통하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아이들에게 “뛰지 말아라, 발걸음을 조심해라”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 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 소음에 대한 부담이 있는 공간은 과연 진정으로 편안한 공간일까? 나 자신이 생활하는 공간이 정말로 편안한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 아파트와 같은 주거 상품은 투자의 수단으로 변한 지 오래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진정으로 살고 싶은 집보다는, 집값이 오를 만한 곳에 살거나, 어쩔 수 없이 그러한 선택을 한다. 자본주의 속에서 우리는 주거에 대한 결정권을 잃는 경우가 많다. 나의 소원은, 주거를 선택할 때 "이 집이 오를까, 말까"를 고민하는 삶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다양한 자산을 통해 안락한 주거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되찾는 것이 목표다.


최근 함께 일하는 한 직원과 나눈 대화가 떠오른다. 수도권 외곽에 거주할 때는 인프라가 부족했지만,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안락한 시간이 너무 좋았다고 했다. 그러나 직장과의 거리, 시세 차익 등의 이유로 평수를 줄여 조금 더 가까운 곳으로 이사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짐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평수는 집의 추억과 비례하지 않지만, 공간에서 느끼는 자유로움은 줄어들었다고 한다.

편안한 공간이 주는 힘은 무엇보다도 우리를 다시 충전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공간 속에서 나라는 사람이 온전히 드러난다.


또 다른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내 지인 중에는 폼생폼사로 살아가며 돈을 아주 좋아하는 언니가 있다. 그녀는 자신을 물욕덩어리라 부르며, 사고 싶은 것이 많고 돈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친구는 항상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나는 복잡한 곳도 싫고, 조용한 시골에서 집 짓고 살 거야."라고. "난 돈 욕심 없어~"라는 말을 자주 하면서도, 막상 서울에 청약이 뜨면 그 누구보다 열심히 넣는다고 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이 모순덩어리! 사실 너가 살고 싶은 건 시골이 아니라 서래마을이지!'


이처럼, 우리는 자신에게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고, 현실과 타협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목표한 만큼 이루게 되어 있다. 현실에 맞춰 원래 원하던 것을 잃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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