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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진 Dec 11. 2022

스트리트 캣

#. 나는 전생에 고양이가 아니었을까...?



#1. 나는 전생에 고양이가 아니었을까...?




점점 추워지는 날씨... 겨울이 왔다는 증거다.

겨울은 내게 그저 추운, 두꺼운 옷을 꺼내야 하는 그런 계절일 뿐이었다.

누구보다 겨울은 길냥이들에게 가장 버티기 힘든 계절이라고 한다.

언제부터였을까... 겨울 하면 어디선가 추위와 싸우고 있을 고양이들이 생각나는 건... 길을 가다 고양이들을 보면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는 건...




어릴 때는 길 가다 만난 고양이가 개냥이라 나를 따른다면 마냥 귀여워했었다. 그러나 길에서 살아가는 길고양이가 개냥이, 혹은 사람을 너무 따르는 고양이라면 위험에 처했을 때 재빨리 달아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살아가기 더욱 힘들다는 얘기를 들은 날부터는 걱정이 되었다.


빨래처럼 널브러져 자는 고양이들



아기냥


















작년 이맘때쯤 나의 작가의 서랍에 발행되지 않고 저장된 글이 있다. 

자주 가서 시간을 보내는 카페가 있는데 카페에 가려면 작은 골목길을 지나야 한다. 이 골목길에는 주차장이 있는 작은 빌라가 있다. 이곳에서 머무는 길냥이들에게 공간을 내어준 듯하였다. 또 급한 대로 준비해 주신 듯한 고양이 집과 스크래처들이 곳곳에 보였다.

대부분 검은색 블랙 냥이들이었다. 이때의 나는 철없게도 "냐옹" 거리며 냥이들을 불렀었다.

지금 생각하면 시크한 고양이들이 손이 안 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매번 무심코 가만히 감상만 하다가 지나갔었다.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고양이라는 동물...



오랜만에 이 앞을 지나가는데 녀석들이 울기 시작했다...

사라들이 지나가도 불러도 쳐다보고 경계만 했던 녀석들이 갑자기 나한테 다가오기 시작했다. 너무 추운 걸까...? 아니면 배가 고픈 걸까... 혹시 몰라 가방에 들고 다니던 츄르 두 개를 꺼냈다. 원래 손 안타는 녀석들이기에 공책을 꺼내 한 장 찢어 그 위에 짜주었다. 거리를 두고 한 장씩 냥이들 앞에 놓아주었다. 두 녀석만 허겁지겁 먹고 작은 한 녀석은 경계하며 울기만 했다. 이럴 때 안타깝되 해줄 수 있는 게 없을 때 무력감을 느낀다. 그래도 또 보자 항상 예쁜 모습 담게 해 주어서 고마워.







자주 오는 길냥이 추울까 봐 집을 만들어준 가게


그 앞에서 오픈준비중이라 안들어가고 기다리는 냥이



공원 놀이터 치즈 냥이




가끔 생각하는데 전생이 존재한다면 나는 사회성 없어서 밥못얻어먹는 고양이었을 거라고...

그래도 길 고양이들 밥을 챙겨주시는 분들을 보며 한편으로는 마음 훈훈해지기도 한다.


*가끔 길 고양이 밥 주시는 분들을 보며 아직도 나쁘게 보고 주지 말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최근에는 길 고양이 밥을 준다며 한 여성을 폭력과 감금을 하는 죄질 나쁜 범죄를 저지른 뉴스를 접했다. 인류애가 점점 사라진다... 

길 고양이를 좋아해 달라는 게 아닙니다. 부디 그냥 지나가기만 해 주세요 절대 때리고 발로 차지 마세요 그냥 무관심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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