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모음집

<이별 상상>

by 수풀

우리는 이별할 때가 되었다.

애달플 필요도, 목 놓아 울필요도 없지.


모든 게 다 제때가 있었을 뿐.

그러니 지난 후회로 너무 슬퍼 말으렴.


시설인연이 있듯

그 시절 우리는 행복했고

그걸로 된 거다.


상상해 보면 말이야

영원한 것은 없어.


모든 것들은 다 소멸되어

결국 한 줌의 재로 사라지듯


너와 내가 만난 반짝이고 아름답던

순간의 기억으로 그렇게 하루를.

내일을 살아.


이제 정말 때가 된 거 같다.

고마웠다. 너의 존재만으로도

나의 삶은 빛이 났다.


내 딸

내 아들

내 남편

내 아내

내 친구

내 연인


나를 둘러쌓은 모든 인연들에게

사랑했다고 말하고 싶다.


모두 평안하기를.

아무도 울지 않기를.


행복이란 단어에 얽매이지 말기를.

미리 아픈 이별을 상상해 본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