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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자의 전성시대 Jul 03. 2024

사랑이 왜 이리 아픈가요
이게 맞는가요 나만 이런가요

안예은 <상사화>

 요즘 나의 음악 리스트가 풍성해졌다. 지코의 <SPOT!>이나 이클립스의 <소나기>등의 최신곡부터 이승환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의 옛 노래까지 채워놓고 운전 중에 열심히 따라 불러가며 듣는다. 


 아침 출근길에 안예은의 <상사화> 노래가 흘러나왔다. 타령처럼 부르는 가수인지라 어찌나 절절히 노래를 부르는지, 나도 비슷하게 창하듯이 크게 따라 불렀다.  


~고운 얼굴 한 번 못 보고서

이리 보낼 수 없는데

사랑이 왜 이리 아픈가요

이게 맞는가요 나만 이런가요

하얀 손 한 번을 못 잡고서

이리 보낼 순 없는데~


 노래의 중간 부분을 따라 부르다 갑자기 목이 메었다. 이런 노래를 들으면 첫사랑이 생각난다고 하는데 나는 멀리 있는 우리 아이들이 생각났다. 우리 아이들의 고운 얼굴도 못 보고 나랑 흔들며 잡던 손도 잡지 못하는 나, 친구들은 자식들과 지지고 볶고 살고 있는데 아이들과 뚝 떨어져 나만 외롭게 사는 건가 싶었다. 


 위험했다. '떨어져 살아도 괜찮아'라는 포장지로 살짝 덮어놨는데 그 포장지를 벗겨버리면 진짜 슬픔의 날것이 나올 것 같았다. 눈시울이 자꾸자꾸 붉어졌다. 화장한 얼굴 위로 흐르려고 한다. 나는 노래를 넘겨버렸다. 


 가끔은 방어기제로 '외면'을 선택하는 건 지혜로운 것 같다. 다행히 다음 노래는 버스커 버스커의 <정말로 사랑한다면>이었다. 가사에 "정말로 사랑한담 기다려주세요."가 나왔다. 이런 이런! 운명의 장난같이 사랑한다면 기다리란다. 


 그래 딸들아, 기다려줄란다. 

볼 수 없고 만질 순 없지만 너희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고이고이 나의 가슴에 담아 응원이라는 선물로 숙성시켜 그곳으로 보낼란다. 


그래도... 그리운 건 그리운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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