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 별일을 다 겪었는데도 아직 4교시 밖에 안 지났다니!
오늘 하루는 엄청 긴 하루가 될 것 같다.
1교시까지는 별 무리가 없었다. 1교시가 끝난 뒤, 한 선생님이 오셔서 아이들의 모둠활동에 대한 문제점과 수업방법에 대해 물어오셨다. 함께 복도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6학년 남자아이들이 무리 지어 오면서 앞에 있던 물건을 차고 던지며 킥킥거렸다.
그 꼴을 넘길 수 없었던 나는 대화를 마무리하고 "누구니? 발로 차는 아이가? 거기 멈춰봐."하고 말했으나 들은 체도 안 하고 끼덕거리며 가는 거다. 발끈해서 "거기 서라니까! "하고 따라가니 아이들이 멈춰 돌아섰다. '역시...' 6학년들 중에 악동들이 모여 있었고 나는 듣든지 안 듣든지 예의와 복도에서 바르게 걷는 법을 설명했다. 사실 이 아이들이 진짜로 자신들이 큰 줄 알고 껄렁거리는 게 안타까워 한 명 한 명의 눈을 바라보며 더 엄하게 꾸짖었다.
그러는 중 다음 교시가 1학년이었는데 먼저 온 아이 하나가 온 얼굴이 발개지며 울기 시작했다. 깜짝 놀라서 "왜? 왜 우는 거야? 응?" 하며 물었더니 "엄마가 보고 싶어요." 하며 더 크게 운다. 아... 이... 고...
나는 엄한 얼굴을 지우고 "그랬구낭, 괜찮앙." 하며 안아 주었다. 그리고 다시 엄한 얼굴로 "복도에서 바르게 걷고 선생님들께는 예의 있게 행동해라."하고 단속했다. 다시 아주 상냥한 얼굴로 "달달한 사탕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걸? 나도 나 보고 싶다고 울어주는 아가가 있었으면 좋겠넹. 엄마는 네가 있어서 무지 행복하시겠당." 하며 코맹맹이 소리를 냈다.
와, 난 누구인가!
아가에게 사탕을 입에 넣어주고 자리로 보낸 뒤, 아까부터 화장실이 급했는데 '참고 있다 쉬는 시간에 가야지.' 했던 생각이 났다. 생각이 드니 무지 급해져서 화장실로 뛰어갔다. 휴지를 뜯고 있는데 "띵동댕동~"하며 종소리가 났다. 1초 동안 고민하다 휴지를 손에 들고 교실로 뛰어들어갔다.
점심 식사 후에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과 잠시 상담하러 온 선생님과 늘 오는 학생들까지 점심시간도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 버렸다. 믹스커피 한 잔 마실 시간도 없어 2분을 남기고 교무실로 가 부랴부랴 커피를 타니 "띵동댕동~" 종이 쳐 뜨거운 커피를 들고 교실로 뛰어 들어갔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이 많은 일을 했는데도 이제야 4교시가 지난 거라니...
정녕 이게 실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