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가 되면 사람들은 신년 계획을 세운다. 일반적으로 제일 많은 게 금주나 금연, 그리고 운동이 아닐까 싶다. 자격증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합격을, 사업가나 직장인은 성과나 승진을 목표로 계획을 세울 것이다. 이렇듯 다양한 목표를 세우지만, 혹시 여기에 새해를 맞아 나눔을 계획하고 있는지요? 나눔 계획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세워보면 어떨까 싶다.
그러면 나눔을 어떻게 계획하는지 방법을 알아보자
첫째 누구를 도울 것인가?
인간만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고 한다. 도울 수 있는 대상은 누구일까?
일반적으로 빈곤한 사람인데 나눔의 손길이 줄어든 탓인지 연탄이 부족할 정도로 취약계층의 겨울은 힘들다. 그다음으로 재난을 당하는 사람들이다. 정초부터 지진이 일본 노토반도를 강타했다. 지난해 튀르키예 시리아 대지진보다는 사상자 수가 적지만 수 만명의 이재민이 엄동설한에 집을 잃고 구호 물품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에서 무차별 공격으로 인한 민간인의 피해와 고통은 더욱더 심각한 지경이다.
둘째, 무엇을 나눌 것인가?
시간과 돈이다. 그리고 생명이다. 이를 인적, 물적, 생명으로 표현하며 3대 나눔이라고 한다.
먼저 시간은 인적 나눔이다. 몸으로 하는 봉사를 일컫는다. 자신의 재능과 시간을 내어서 활동한다. 대상자를 직접 만나거나, 시설이나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진다. 단순한 봉사에서 전문적인 영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다음은 돈으로 물적 나눔이다. 물품도 포함되며 기부라고 한다. 소소한 모금함 기부부터, 불우이웃 돕기 및 재난 성금, 정기적인 후원, 고액 기부, 유산 기부 등이다. 세 번째는 생명 나눔으로 헌혈이나 골수, 장기기증을 말한다. 헌혈은 혈액검사를 통해 건강관리도 하면서 정기적으로 할 수 있다. 지금 혈액수급은 겨울 한파와 학생 방학으로 인해 비상이다.
여기에 기후위기에 대응하여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생활 속 나눔도 있다. 많이 걷고, 적게 먹고, 적게 소비하는 1多 2小를 일상에서 실행한다면 지구환경을 개선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얼마나 나눌 것인가?
자신이 가용할 수 있는 봉사 시간, 금전이나 물품 금액, 헌혈 횟수를 얼마나 나눌 수 있는지를 계획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봉사시간은 매월 8시간, 연간 100시간, 기부는 매월 3만 원씩 연간 36만 원, 헌혈은 분기마다 1회씩 연간 4회 등이다.
넷째, 어디에 나눌 것인가?
대부분은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이를 선택할 때 고려 사항은 이렇다.
먼저 관심 있는 대상과 분야를 정한다. 예를 들어 국내 아동은 초록 우산, 해외 아동은 유니세프, 재난구호는 적십자, 환경보호는 그린피스 등이다.
다음은 ‘모금단체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동하는가?’를 점검한다.
《효율적 이타주의자》(저자 피터 싱어)라는 책에서는 “4만 달러로 1명을 도울 것인가? 2,000명을 구할 것인가?”(미국 시각장애인 안내견 1마리 훈련비용 4만 달러 vs. 개발도상국 트라코마 환자 실명 위기 치료비용 20달러)라고 하며 무엇이 더 효율적인가? 라고 묻는다.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세 번째는 목적에 맞게 투명하게 집행하는 곳을 택한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과 일본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 정의기억연대의 기부금 유용 의혹은 우리 사회에 기부를 꺼리는 ‘기부 포비아’ 현상을 만들기도 했다.
자!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을 바탕으로 나눔 계획서를 만들어 보자!
기부는 얼마를 어디에, 봉사는 몇 시간을 어디에서, 헌혈은 몇 회를 할 것인지 적어보자. 봉사할 시간을 내거나 기부할 여유가 없다면 1일 만 보 걷기라도 도전해 본다. 요즈음 만 보 걷기는 모바일 앱을 통하여 캐시 포인트나 금전을 모아 기부도 할 수 있다. 출퇴근할 때 걷는다면 탄소 중립을 위한 자연보호도 할 수 있는 건강한 나눔이 될 것이다.
고 이태석 신부는 남수단에서 행복했던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첫 번째 기쁨은 순수한 마음으로 톤즈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누는 기쁨입니다. 두 번째 기쁨은 나눔을 받는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기쁨입니다.” 이렇듯 나눔은 남에게 도움을 주지만 나에게 기쁨을 주는 일이기도 한 것이다. 또한 나눔은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비단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만은 아니다. 나눔을 통해서 주는 마음을 키운다면 청탁이나 금품수수에서 청렴할 수 있고 학폭이나 교사 폭행 등 우리 사회의 폭력성을 줄여 주지 않을까 싶다. 지난해 우리 사회는 견리망의(見利忘義)를 이야기하며 의로움이 화두였는데 나눔의 관점에서 의로움은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눔의 선한 영향력이 이러할진대, 나눔을 계획하지 않을 수 없지 않겠는가?
자, 생각만 하지 말고 종이 한 장에 적어 보자!
나눔 계획서가 여러분에게 행복을 주는 버킷리스트가 되도록 하자!
“It's your tu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