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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움 Apr 27. 2024

내가 꿈꾸는 집, 내가 살고 있는 집

나만의 공간

4인 가족인데 25평에 산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방 2개로도 충분했었다.


여름에는 거실에 모기장을 쳐놓고 온 가족이 함께 잠을 잤다.


서늘 해지면 안방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잤지만 불편함을 몰랐다.


막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 방 3개로 이사했다.


비록 오래된 아파트였지만 그때는 다 가진 듯 만족했다.


집들이에 시댁 식구들을 초대했는데 역시나 좁았다.


조카 아들 녀석 한마디가  뼈를 때렸다.


“큰집인데 집은 제일 작네…”

동서네는 38평에 산다.


그 녀석 눈에는 정말 작아 보였을 게다.


그때는  웃으면서 넘겼다.


친정식구들이 놀러 오면 거실에까지 이불이 내려온다.


밥은 식탁에서 교대?로 먹거나 상을 펴고 먹는다.


비좁지만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니 크게 신경 쓸 것은 없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것'이  사람의 욕심이라 했던가?


안방에 화장실이 딸려있는 30평대를 욕심내다가 이사 왔을 때  충만감을 떠올렸다.


3년 전부터 독서와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서재가 필요했다.


거실 책장에 책이 넘쳐나고 식탁에서 주로 읽고  쓰다 보니 간절해졌다.


나만의 공간이라고 정해진 곳이 없어 떠돌이 신세다.


아들이 군대 갔을 때는 그 방에서 , 딸아이 기숙 학원에 가 있는 지금은 딸아이 방에


서 지낸다.


그러다 한 달에 한번 휴가? 나오면 여지없이 주인에게 돌려주고 안방으로 쫓겨? 간다.


그럴 때마다 더 간절하지만 현실은 이사 보다 아이들이 독립이 더 빠를 것 같다.



문득 집안 곳곳이 내 공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안방엔 남편이 딸아이를 위해 만들어준 스탠딩 책상이 있고 , 식탁은 식사 시간을 제


외한 모든 시간이 , 아이들의 부재 시 그  공간이 바로 내 것이 되니까...


 출퇴근 시에도 독서와 글쓰기를 하고 있으니  지하철이 서재가 된다.  



어찌 보면 내 것인 줄 알고 있는 모든 것들도  시공간을 벗어나면 원래로 자기 자리


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니 소유가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응? 진짜로?


그래도 여전히 나만의  공간은 필요하다는 생각은 그대로니  위로라고 해두자.






예전에는 무엇이든 환경이 따라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학창 시절에는 공부를 하지 못하는 수만 가지 이유를 대곤 했었다.


지금은 억지로 시키는  사람 없는데도 독서와 글쓰기를 매일 하고 있다.


원하는 일이니 환경 탓이 줄어들었다.


외출할 때 가방엔 항상 책 한 권을 챙겨 넣는다.


그렇다고 꼭 읽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습관처럼 챙긴다는 말이다.


손 닿는 곳에 책이 있으면 볼 확률이 높아지니까 집 여기저기도 책을 둔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진다는 말은 사랑에 한정된 말이 아니다.


사람도 자주 봐야 정이 들 듯이 책도 그렇다.


 스스로 책 읽을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결론은 마음이 있는 곳 그곳이 나만의 공간이다.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건 단지 공간 이상의 의미다.


지친 몸을 달래서 돌아가는  퇴근길은 집을 떠올리기만 해도 무장해제가 된다.


여행을 떠났다가도 심지어 출근을 서둘다가도  갑자기 집이 그리워질 땐 솔직히 당황스럽다.


 내겐 어떤 곳보다 집이 제일 편안하고 좋다. 맞다. 집순이 인정!!

내 가족에게도  집이 그리움일지 궁금해하다가 집을  쉼터로 만드는 것은 안주인의


몫이란 생각이 들었다.


안주인의 말투나 표정에 따라 분위기는 바뀐다.


내 것 같은 아이들도 사춘기를 지나니 거리감이 느껴지고 마냥 기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남편도 가끔씩 남의  편으로 변한다.


가까울수록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말은 진리다.


잔소리를 줄이고 그들 인생에 간섭하지 않기로 마음을 다잡는다.


집의 의미를 생각하다가  갑자기 자기 성찰로 생각이  흘렀다ㅠㅠ

    

                                          


내가 살고 싶은 집은 마당이 있고. 서재와 운동기구가 갖추어진 집이다.


마당에  나무와 꽃을 심어서 창을 열면 사계절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텃밭에는 상추랑 풋고추, 양파, 파, 오이, 당근, 배추를 심어서 금방 채취한 싱싱한 먹


거리로 식사를 준비하고 싶다.


새해 목표에 꼭 끼워 넣는 운동을 결심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날씨 탓을 하면서


흐지부지하곤 했는데 집안에 헬스장과 황토 찜질방을 만들어서 운동 후 휴식하고


싶다.


책을 구매할 때 자리 걱정하지 않고  아끼는 책들을 모두 보관하고 글을 쓸 수 있는  


서재를 갖고 싶다.


하지만 딱 하나 걸리는 것이 있다면 돈벼락? 을 맞아야 가능한 꿈 들이라는 점이다.


‘로또’를 떠올렸다가  금세 고개를 흔드는 걸 보면  아직 이성을 잃진 않았다.


‘불행 해지고 싶으면 남과 자신을 비교하고 행복해지고 싶으면 가진 것에 만족하


라‘ 는 말이 떠오른다.


내가 가진 것?


나만의 서재는 없지만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두 개나 있다.


읽고 쓸 공간으로 활용하기에 충분하다.


아파트 공원이 잘 되어있고 둘레길도 있어서   운동을 할 수 있고,  사계절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시댁이 시골이라 마음만 먹으면 싱싱한 제철 채소와 과일을 먹을 수 있다.


황토 찜질방은 아니지만 가까운 거리에 찜질방이 있다. 지인들이 온다면 기꺼이 거


실과 안방을 내어 줄 수도 있다.


정 안되면 멀지 않은 곳에 숙소를 구할 수도 …



생각을  바꾸니 지금도  충분하다는 만족감이 든다.


역시 행복은  느끼는 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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