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외로움이 주는 선물

by 다움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보다 혼자 있을 때 마음이 오히려 편안했다.

책을 읽거나,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은 내게 쉼표 같은 순간이었다.

혼자 있는 동안 세상의 소음이 잦아들고, 마음속 생각들이 비로소 제자리를 찾았다.

그래서 나는 ‘혼자 있음’을 평온으로 여겼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문득 오래전 인연들이 떠올랐다.

한때는 내 세상을 반짝이게 해 주었지만, 지금은 연락이 닿지 않는 얼굴들.

이름조차 흐릿해졌지만, 그 시절의 웃음소리만은 또렷이 남아 있었다.

도서관으로 향하는 가을의 저녁 공기는 서늘했고, 걷는 동안 마음속에는 알 수 없는 고독이 차올랐다.

그것은 단순한 외로움이라기보다 세상과 나 사이에 놓인 깊은 간극 같은 것이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나오니 어둠이 완전히 내려앉아 있었다.

호수 공원에서는 여전히 사람들이 걷고 뛰고 있었다.

나는 그들 속으로 들어가 그림자처럼 걸었다.

그러나 그 속에 섞여 있어도 묘하게 동떨어진 기분이 들었다.

가슴 한가운데가 텅 빈 듯했고, 발걸음은 점점 무거워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오늘따라 유난히 멀게 느껴졌다.

얼마나 걸었을까. 멀리서 아파트 불빛이 보였고, 현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서자 비로소 긴장이 풀렸다.

익숙한 공기와 따뜻한 불빛이 내 마음을 조금씩 덥혔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며 하루를 씻어내자, 잠시 전의 쓸쓸함이 희미해졌다.

사람의 감정이란 참 덧없다. 하지만 덧없기에 그 속에서 배울 수 있는 것도 있다.


사람은 누구나 고독하다. 혼자 태어나고, 살아가며, 결국 혼자 떠난다.

그러나 오늘 느낀 고독은 내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주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외로움을 견디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마음속에서는 조용히 무너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에서야 그런 이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고독을 견디고 이해할 때, 인간은 한층 성숙해진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고독을 잘 다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그 고독이 너무 벅차서, 어둠처럼 짙게 내려앉아 길을 잃게 만들 수도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서로의 고독에 관심을 갖고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넬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가장 인간다운 온기일 것이다.

혼자 있는 시간의 소중함을 잊지 않되, 누군가의 고독이 지나치게 깊어지지 않도록 손 내밀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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