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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아침 여우비

청량한 하루의 시작

아침 여우비 (2019) 캔버스에 아크릴, 76.2 x 76.2 cm

부드러운 까만 머리카락이 갈색 철수세미같이 변하는 마법을 선사하는  뜨거움을 넘어 따가운 자외선과 같이 살아야 하는 더운 열대 지방이지만, 그늘에 들어가면 천연 에어컨 바람 같은 시원한 바람이 날 휘감았다. 바람이 참으로 달콤하고 황홀했다. 이 맛에 섬 생활을 하지 싶었다.


하와이 바람이 더 예술인 시간대는 바로 일출 직전에 태양의 황금빛줄기가 섬을 휘감지만 아직 해님은 바닷속에서 올라오지 않은 때이다. 학교 뒤에 있는 마노아 산에서 연두색 앵무새들이 날아오며 즐겁게 노래를 부른다. 황금 빛줄기가 섬을 휘감고 있기 때문에 온도는 아직 밤의 찬 기운이 남아있지만 세상은 밝다. 이따금 부는 시원한 아침 바람은 기분 좋게 나의 잠을 깨웠다.


아침에 여우비가 내리면 금상첨화였다. 빗줄기가 이렇게 반짝거리며 아름다울 수 있다니! 제우스가 인간 세상으로 내려올 때의 모습 중 하나가 황금비라던데 과연 이 아침 여우비를 보고 말하는 건 아닐까? 이따금 하와이의 아침이 그리워진다. 언젠가 다시 하와이 바람을 느낄 수 있는 날이 오길!



아침 여우비와 아름다운 새소리. 그리고 청량한 바람! 세상에 이보다 더 완벽한 아침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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