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년 차 디자이너가 들려준 5가지 조언
작년 3월, 나는 첫 직장에 입사했다.
합격 소식을 듣고 나서 입사까지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생겼다. 그동안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지 곰곰이 생각했다.
⭐️재미있게 일하기, 그리고 물경력이 되지 않기
평생 재미있게 일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내 커리어를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어야 했고, 무엇보다 물경력이되면 안 됐다. 그래서 가장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지름길을 찾기로 했다.
자청의 책 [역행자]에 “인생 공략집”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나는 이 개념을 좋아하고, 공감한다.
내가 겪는 인생의 모든 순간은 누군가가 겪었을 것이고 분명 공략집이 있다.
감사하게도 대학교 교수님을 통해 삼성전자 5년 차 디자이너와 커피챗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고, 그분께 신입 디자이너로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언을 들었다.
2년 차가 되어가는 지금도 그 조언을 다시 읽어보면 여전히 소중한 인사이트들이 가득하다.
디자이너로서 커리어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명확한 목표가 있으면 일하는 동안 방향을 잃지 않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으며, 작은 성과를 쌓아가면서 목표에 한 걸음씩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또한, 목표가 있다면 그에 맞는 계획을 세우고, 우선순위를 정하며,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어렵다면, 먼저 간단한 키워드부터 잡아보자. 나는 ‘시장성 검증’과 ‘디자인 시스템’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고민하며, 이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키워드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를 공유하다 보니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나만의 스토리가 만들어졌다.
회사는 신입 사원에게 아주 큰 기대를 걸진 않는다. 그들이 신입을 뽑는 이유 중 하나는 기존 직원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새로운 시각과 관점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신입의 입장에서 “내가 뭐라고…”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그저 새로운 관점에서 인사이트를 전달하거나 팀의 분위기를 환기하는 역할만으로도 충분하다. 주저하지 말고 많이 제안하자.
제안을 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평소에 흥미롭게 읽은 아티클을 공유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팀장님께 “요즘 이런 게 트렌드라고 해요“, ”유사 서비스는 이런 기능이 출시됐대요.” 라고 가볍게 공유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실무에 치이다 보면 최신 트렌드를 놓치기 쉬운데, 비교적 여유가 있는 신입은 이런 트렌드를 팀에 소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런 작은 시도가 점점 더 자신감을 키워주고, 팀 내에서 신뢰를 쌓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니 신뢰 자산을 쌓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같은 말을 하더라도, 신뢰 자산이 있는 사람의 말은 더 설득력 있어 보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의 말은 한번 더 의심하게 되더라고요. “
삼성전자 디자이너와의 커피챗 中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작은 성과들이 쌓여 팀 내에서의 입지를 다져주고, 중요한 순간에 더 큰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발판이 된다.
사실 내가 블로그를 쓰는 이유도 이 신뢰 자산과 관련이 있다. 평소에 일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의견도 적극적으로 내는 편이다. 그만큼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순간들도 많이 마주쳤다. 내 주장이 신뢰할 만하다는 것을 더 효율적으로 전달하려면 ‘나’라는 사람과 ’내가 하는 생각‘을 알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겠다고 느꼈다. 지속적으로 쌓이는 글들이 언젠가 든든한 신뢰자산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디자이너는 주로 기획자, 개발자와 소통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개발자와의 소통이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 이유는 사용하는 용어나 사고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이 사고의 차이만 좁히면 쉽게 해결될 문제들이 많은데, 잘 몰라서 비효율적으로 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일단 개발자와 친해지자. 커피타임이나 점심시간에 가벼운 잡담을 나누면서 몰랐던 부분들을 물어보면 된다. 개발자들은 생각보다(?) 공감도 잘해주고, 아주 쉬운 예시를 들어주며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기술적인 지식이 있으면 해결 방안을 제시할 때도 더 명확해지고, 협업 시에도 더 큰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
함께 추천받은 도서
비전공자를 위한 이해할 수 있는 IT지식
최원영 저자(2020.07.14)
데이터를 해석하는 능력은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기 때문에, 꾸준히 데이터와 친해지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실제로 직접 쿼리를 짜서 데이터를 보신다고 한다.
디자이너가 왜 데이터를 알아야 할까?
2년 동안 디자이너로 일하며 느낀 점은, 디자이너의 기본적인 역할은 “문제 해결”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를 단순히 표면적으로 다루기만 하면 진정한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 문제를 여러 측면에서 깊이 분석하고,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연차가 높아질수록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 정의”의 안목도 함께 높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터 분석과 해석 방법을 배우면, PM이 정의한 문제를 넘어서 더 넓은 시선으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다. 데이터가 모든 것을 말해주진 않지만 사용자 행동의 패턴을 더 깊이 이해하고,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디자인을 제안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팀 내에서 설득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의 정확도를 높여 더 효과적인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
함께 추천받은 도서
그로스 해킹
데이터와 실험을 통해 성장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방법
양승화 저자 (2021. 01.14)
이렇게 조언을 정리해 봤는데,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처음 시작할 때 들은 조언들이 지금까지도 큰 힘이 되고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수 있기를!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