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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주 Nov 03. 2023

읽다

<팔십일간의 세계일주>

<팔십일간의 세계일주(Le tour du monde en quatre-vingts jours, Around the World in Eighty Days)>

     

빠스빠르뚜(Passepartout)가 타고 다니는 자전거는 현대 시간에 봐도 여전히 독특하다. 커다란 바퀴와 작은 바퀴가 맞물려 조화를 이루는 것도, 안정적으로 작동되기까지 하니 대단한 자전거이다. 오래전 그 시간에 이런 자전거 모양을 상상할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주목을 끌 만하다.

      

각각 학문간의 융합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던 시간이 엊그제인 것 같은데, 요즘은 협업이라는 말이 현 시대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현실속에서 이 단어가 실행되는지, 실행되어야 하는지를 여러 매체나 책을 통해 어렵지 않게 알게 되서다.

     

여행 이야기를 신나게 보려고 하는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기까지 꽤 시간이 걸린다. 달 이야기, 우주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뒤에, 혁신 클럽의 구성원들이 모습을 전하기 때문이다. 영국 신사 필리스 포그(데이빗 니븐)와 프랑스 하인 빠스빠르뚜(캔틴 플라스)가 정해진 시간 동안에 세계를 일주해야 하는 내기의 상황을, 다음에 어떻게 될 지를 기대하면서, 편안한 마음이 아닌 긴장된 마음으로 보게 된다. 


이 영화를 볼 때 세계의 모습이 다양하게 펼쳐지니, 화려한 풍경들을 볼 수 있어서 신이 나 있었던 시간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다시 보는 과정에서는 여러 나라의 특색이 강조되는 다른 문화와 빠스빠르뚜가 멋들어지게 적절히 어울리며,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필리스 옆에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뜨였다.

      

기차로 출발하려 했으나, 산사태로 인해 몽포르 터널이 막혀 기구를 타야 할 때도, 무심한 듯 모험정신을 실천하여 기구를 조종하고, 알프스 산맥을 지나며 눈을 담아 샴페인볼에 넣고, 적극적으로 플라멩고 댄스를 멋지게 공연하면서 유연한 동작을 뽐내지 않는 듯 뽐내면서 환상적인 파트너십과 절제된 매너를 보여주며, 금방이라도 문으로 달려가며 못하겠다고 말할 것 같지만, 무대가 시작되니 적극적인 전략으로 활약하며 투우 경기에서 이룩하는 승리 , 이런 승리로 인해 마르세이유 까지 갈 수 있는 거대한 배를 획득할 수 있게 되는 상황들은 여행을 너머, 상상이 현실에서 이루어지며 기쁨의 결실로 이어지는 여정을 전한다.

      

필리스와 빠스빠르뚜는 예상치 않게 다가온 난제들을 대할 때 마다, 모험의 순간들을 즐기며 카멜레온과 같은 모습과 유연한 전략으로 대처해낸다. 그렇게 그들은 115,200분을 경과하지 않고, 그들이 약속한 토요일, 8시 45분에 혁신클럽에 도착하며, 내기에서 빛을 발하게 된다.


우스꽝스러우며, 주류에 해당되지 않는 모습을 통해 시대를 읽고, 다시 해석하게 하는 시선의 가치를 전해주는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그 어느 때 보다 반갑게 맞이할 시간이다. 

      

영화는 프랑스 소설가 쥘 베른(Jules Verne)의 <팔십일간의 세계일주(Le tour du monde en quatre-vingts jours, Around the World in Eighty Days)>를 원작으로 하여, 마이클 앤더슨이 감독하고, 데이비드 니븐, 캔틴플라스, 셜리 맥클레인 등이 열연하여 만들어져, 1956년 개봉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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