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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이 Jun 26. 2024

나를 돌보는 방법

의미부여 전문가

출근길에 토토를 닮은 구름을 만났다.

마치 토토가 '나는 잘 있으니 언니도 잘 지내'하고

인사하는 것만 같았다.  (저 구름이 주둥이가 좀 많이 길긴 하지만)

토토가 떠나기 전에는 펫로스 증후군 겪는 사람들이

구름을 찍어서 자기 반려견과 닮았다고 할 때는

안타깝기도 했지만 구름 하나에 의미부여가 장난 아니군..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내 새끼 잃고 나니 알겠다. 왜들 그러는지.

세상에 그~~ 렇게 의미 부여할 게 없어서 그렇다.

엄청난 상실감에 뭐 하나라도 의미를 찾을 만한 게 있으면 무조건 찾아야 숨이 좀 쉬어질 것만 같다.


일하는 시간 외에는 토토 피규어, 아트돌, 액자를 주문하고 시안과 씨름하며 시간과 돈을 쓰고 있다.

요 며칠은 피규어 업체에서 보내온 시안에 분노했다. 모델링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센스가 없어도 너무 없다. 그걸로 돈 벌어먹고살려면 진짜 진심과 최선을 다해야 할 텐데 기본기자체부터 없는 것 같아서 화가 났다. 수정을 거듭한 세 번째 시안에 와다다다 피드백을 쏟아내고 분노는 소강상태.


토토는 그렇게 안 생겼다고!!!!!!!!


피규어나 아트돌이나 만들어봤자

그건 토토가 아니라는 걸 잘 안다.

그런 물건들 자체가 약간 creepy 하다고 해도 인정한다. 그래도 토토 닮은걸 뭐라도 만져보고 싶다.

내 욕심이고 돈지랄이지만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 하는 돈지랄이다.

그러려고 돈 번다..

나를 돌보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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