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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이 Jul 08. 2024

응답하라 김토토

도돌이표

이러다 미쳐버리나 싶을 정도로

같은 질문들이 내 머릿속을 맴돈다.

뭐가 문제였을까?


네가 3주 넘게 곡기를 끊었기 때문일까?

수액으로 연명하던 넌데 수액으로 필요한 영양분은 채워진다는 말 만 믿고 내가 너에게 강급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서였을까?

빈 속에 시간 맞춰서, 독하게 주사기로 심장약을 쏘아 넣어서일까?

혹시 네가 가기 전날 내가 쏘아 넣은 심장약이 폐로 잘 못 들어가서 오연성폐렴이 생긴 걸까?


네가 가던 날 개구호흡을 하던 네게 이거라도 먹으라며 약간의 미음을 밀어 넣은 탓이었을까?

새벽부터 시작된 너의 불안정한 호흡을 알고도 산소방에 넣고 관찰한 탓일까?(네가 수의사냐 왜 관찰했냐. 나 새끼.)


다니던 로컬 병원이 거리가 좀 있다는 이유로 가지 않고 낯선 24시에 방문해서였을까?

아니면 아예 그냥 집을 나선 자체가 문제였을까?

집에서 산소방에 그냥 뒀으면 토토는 안정을 찾고 지금도 살아있을까?


24시 병원에서 혹시 토토를 입원장에 던져 넣었나?

이뇨제가 아닌 다른 처치를 한 걸까?

24시 수의사가 호흡이 불안정하다고 보호자를 찾더니 그냥 토토를 바깥에 내놓고 산소줄을 대주지도 않던데 그 때문인가? (사실 기억도 잘 안 남)

그때 내가 그냥 안고 너를 진정시켜야 했을까?

'아이가 가고 있어요.'라는 말을 하는 수의사의 말을 듣고 나는 네게 다가가지도 못하고 주저앉아 울었는데 그때 너를 들어 안고 편안하게 해 줬다면 달라졌을까?

너를 살려달라고 울고불고해서 수의사들이 CPR을 하고 네 작은 몸에 엄청난 주삿바늘을 찔러대서일까?


아니면

넌 이제 더 이상 정말 버틸 수 없어서였을까?

내가 너무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였을까?


야밤에 또 이제는 다 소용없는 생각들이

꼬리를 문다.


이쯤 되면 김토토가 답장이라도 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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