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사진] 프랑스 빠리 오페라 거리, 정면 중앙은 건축 공모전에 당선된 샤를르 갸르니에 작품 오페라 극장
코로나가 시작되고 지금까지 저는 암흑 속에 있습니다. 절망 속에 머무릅니다! 헤쳐 나가야 할텐데! 하루 하루 견디기 힘들고 숨이 멎을 듯이 힘듭니다. 아직도 제자리 걸음입니다! 세상은 코비드 이전으로 돌아갔다는데 전 그렇지 않습니다.
프랑스 빠리에서 그토록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 해 살았는데 말이지요! 하루에도 수없이 되뇌고 마음 안에서 생각으로 외칩니다! "도와 주세요!" "살려 주세요!" 누가 알겠습니까? 이 마음을, 이 절규를! 유치환 시인의 '소리없는 아우성'이 날마다 제 가슴 속에서 울립니다.
세상 사람들은 힘들이지 않아도 문학 작품을 대하고, 예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한 예로 사람들은 버지니아 울프의 글을 읊조리며 쉽게 시를 이야기하지만 버지니아 울프가 주머니에 돌을 담고 물길로 걸어 들어간 심정을 누가 헤아릴 수 있을까요?
요즈음너무 힘든 일만 계속 이어지므로 '마치 보이지 않는 나쁜 기운이, 혹은 심술궂은 영혼들이 내 길을 막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두렵기까지 합니다. 신앙이 있음에도 때때로벼랑끝에 선 심정입니다.
이 세상에서 지내면서 한국이나 프랑스에 살면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제가 어떻게 글을 쓸 수 있을까요? 그래서 쓰다 멈추고 쓰다 덮기를 수천번 수만번 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써야 하겠지요? '나는 작가니까!' 시인이 되기 위해, 작가 자격을 얻기 위해 글을 써서 등단했고, 그렇게 무진 애를 썼습니다. 프랑스 작가로 인정받기 위해 글을 써서 체류증도 받았습니다만, 솔직한 심정으로 이제 전 아무런 의욕도 기력도 여력도 없습니다.단지 생각으로만 머물고 쌓일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프랑스에 처음 왔을 때부터 사랑했던 빠리 골목 골목, 단아한 건축물 한 곳 한 곳, 수없이 자리하고 있는 고즈넉한 카페와 브라스리 그리고 광장들에 대해 이야기를 쓰기로 했습니다. 물론 사진들과 함께요!
제가 살아온 자취이고 제가 사랑했던 도시, 사랑하는 공간이니까요! 제 젊음과 청춘이 다 녹아있고, 열정과 회환 그리고 혼신이 스며든 이 곳 빠리와 프랑스에 대해 써야 할 듯 싶습니다.
언젠가 제가 사라져도 기록처럼 추억처럼 슬픔과 열정 스민 독백처럼 남길 바라면서요! 아니면 그 흔한 여행 가이드 수첩처럼 말이지요! 이제 이따금씩이라도 '나 혼자 풀어내는 빠리와 프랑스 이야기'를 시작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