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올림픽 폐막식이 있는 날이다. 이른 아침부터 헬리콥터들이 빠리 하늘을 날아다니고, "두두두두 두그덕두그덕 붕붕" 거리는 소리가 귓가를 채우고 있다. 시간이 벌써 그렇게 지나갔나?
요즘 나는 많이 지쳐 있다. 벼랑 끝에 선 사람처럼 한없이 위태로운 심정이다. 세상 사람들 저마다 고민 많고, 해야 할 일 많은 나날을 보내겠지만 나만큼 힘들까? 싶다. 예기치 못한 어렵고 힘든 상황이 이어져서 절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마음 한켠엔 여린 희망 품고 내게 오롯이 남겨진 그리움과 열정을 모아 미래를 짓고 있다. 잘 되겠지!
브런치는 아픈 손가락 같은 존재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브런치에 성실하지 못했고, 그다지 열정도 쏟지 않았다. 내가 해야 할 많은 일 중에 늘 뒤에 쳐져있었다. "브런치야. 너를 위해 쓸 시간도 여력도 없단다." 매몰차게 떼어 놓고도 돌아서면 욱신거리고 신경 쓰이는 내 작은 분신 같은 느낌이다.
빠리에서 만난 사람들 에피소드를 써야겠다는 생각에 <연재>하겠다고 해놓고 요즘 유행하는 말로 1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댓글창 닫아놓고 <응원하기>가 있는 <연재>를 시작한 내 용기와 무지가 가상할 정도다.
나는 라이킷 숫자에 개의치 않고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쓴다고 생각해 왔다. 댓글을 주고받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댓글창을 닫고 공감만 받고 있는 내가 너무 차갑고 매정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한다. 그래서 라이킷 해주시는 분께는 반드시 그분들 글에 공감을 누르는 걸로 고마움을 대신하곤 했다.
어제 토요일이라 의무감에 휩싸여 급히 글을 발행하고도 인지하지 못했었다. 몇 시간이나 지난 한참 후에 보니 "울라라, 아차' 싶었다. <연재> 글인데 타이틀이 안 붙어있다는 걸 감지한 것이다. '이거 뭐지? 어떻게 해야 하지? 발행은 이미 했고 라이킷 누른 분도 있는데 삭제할 수도 없고.'
브런치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하는 수 없이 <연재> 관리로 들어가서 글쓰기에 발행한 글을 복사해서 다시 발행했다.
얼마나 한심한 일인지! 내가 왜 이러나 싶었다. '애초에 연재라는 이벤트에 참여하지 말 걸, 내 스타일이 아니잖아! 연재를 그만둬야겠구나!' 자책을 했다.
김영하 작가 책 제목 <나는 날 파괴할 권리가 있다>처럼 연재를 그만두려면 다 파쇄해야 하나? 종이가 아니니 삭제해야 하나? 가수 임재범 노랫말 "어찌합니까?"가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그런데 삭제해 버리면 내게 라이킷 눌러주신 분들은 어떻게 하나? 이 생각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 한채 같은 내용의 글 두 편을 발행해 놓고 말았다.
한참 시간이 흘러 오늘 아침에 브런치를 보면서 아~ 나는 너무 감동했다. 내 마음을 알아채신 분들이 라이킷을 두 번씩 눌러 주신 것이다. 같은 제목, 같은 내용인데 그 위에 <연재> 타이틀의 유무를 감지하시고, 내 상황을 인지하신 거라 생각한다.
정말 따뜻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크신 분들이다. 그분들 공간에 가서 "고맙습니다!!!"하고 마음을 전하고 싶은데 댓글 쓰기를 잘 안 하다 보니 그것도 쑥스럽고 가만히 있기에는 너무 고마워서 이렇게나마 감사의 글이라도 전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리 재미있는 글이 아님에도 공감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같은 내용의 글임에도 변화를 감지하시고, 두 번 눌러주신 분들께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타인을 배려하는 세심하고 놀라운 관찰력으로 누군가에게 따뜻한 힘을 주시는 자상함에 감동하며 제 마음의 꽃다발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