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이 가장 평화로운 시기가 아닐까 싶다. 먼 곳에 있는 수목원을 산책하고 벤치에 앉아 풍경을 감상한다. 나무 그늘을 벗어나면 햇빛이 뜨겁지만, 지금 이 자리에는 적당한 따스함과 선선한 바람이 있다. 그럼에도 하나 아쉬운 것이 있다면 이러한 시기가 금방 지나가버릴 것만 같은, 뭐 그런 생각이다.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한다. 하고 싶은 걸 하고, 듣고 싶은 걸 듣고, 가고 싶은 곳을 간다. 그럴수록 예상치 못한 것을 하고, 예상치 못한 것을 듣고, 예상치 못한 곳을 가게 된다. 참 아이러니하다. 익숙한 것을 추구하지만 그럴수록 익숙하지 않은 것을 맞닥뜨린다. 나름대로 재미있다.
두려움도 있다. 나를 알게 될수록 어긋나는 부분들이 생긴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그럼에도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때론 위안을 준다. 그래서인지 나를 더 파헤치도록 만든다.
요즘 날씨가 딱 그렇다. 뜨거움과 시원함이 공존하는 상태. 지금의 낯섦이 조금 더 지속됐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