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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옛소소 Dec 19. 2023

나를 비난한 건 나였어.

23.12.18



내가 나를 이렇게 많이 질책하는 줄 몰랐다.


동료의 기분 나쁜 웃음에

당황스러움을 내색했다가도

이내 감추어버린다.


나는 교묘하고 치밀하게 나를 몰아붙인다.

내가 표현한 당황스러움으로

상대의 기분이 상하면 어떡하냐.

상대는 진짜 나쁜 의도로 그런 건 아닌데

그것도 이해하지 못하면 어쩌냐.

상대가 잘해준 게 있는데

그런데도 이렇게 행동하냐.



나를 아프게 한 기억이 떠올라

화를 내다가도

그 마음이 풀렸는지 아닌지도 모른 채

마음을 접는다.

상대의 반응을 보고.


해줄 만큼 해줬는데

계속 그러는 거야?

쟤도 지치잖아.

그러다가 오히려 너에게 화가 날 거야.

그렇게 또 상황을 어렵게 만들 거야?



그 누구도 아니었다.

내가 나를 이렇게 질책하고 있었다.


내 감정보다

상대의 감정이 우선이 되게,

내 감정을 정리할 때도

상대의 속도에 맞추도록.


그렇게 나를 꾸짖는 목소리가 커져있었다.



눈을 감고 느껴본다.

나를 꾸짖는 그 목소리.


얼마나 인정받고 싶었기에

얼마나 사랑받고 싶었기에

이렇게 힘을 꽉 주고 소리를 질렀을까.


그러면 안 된다고.

이렇게 해야만 한다고.

그래야 널 떠나지 않을 거라고.

그래야 널 미워하지 않을 거라고.


이젠,,,

조금씩 괜찮다고 말해보기로 했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네 감정을 표현해도 괜찮아.

너의 속도를 따라도 괜찮아.

그래도 네 옆에 있을게.

그래도 여전한 눈빛으로 널 사랑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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