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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ramram Apr 20. 2023

커피공부는 어디서 시작해요?

2화

 카페 창업에 대해 본인과의 솔직한 면담시간을 가지고 난 이후에도 처음의 확신과 열정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그 이후에는 곧바로 그에 맞는 실무 전문성 자질을 갖추는 시기에 돌입한다. 그동안 본인이 커피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직접 커피를 내리고 카페를 운영하는 건 분명히 다른 의미일 테니까. 개인카페 창업을 계획한 분들 중에서 경력 있는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면 된다며 본인은 커피에 대한 전문성을 배제하고 경영에만 관여한다는 분들도 간혹 볼 수 있는데 그런 계획은 개인적으로 추천해드리지 않는다. 아무래도 경영에 있어서 사장은 업장 내 발생하는 모든 결정과 책임을 져야만 하는데 카페에서 가장 중요한 음료를 아무렇지 않듯 직원에게 맡긴다는 건 직원들에 대한 신뢰의 의미보다는 사장의 무책임한 태도로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실무의 배움에 있어서는 단연 아르바이트의 경력이 최우선으로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본인의 경우는 상식적인 커피의 지식부터 머신을 다루는 기본적인 방법까지 배울 수 있는 바리스타학원으로부터 시작했다. 당시 퇴사를 하고 무직의 상태였는데 국민취업지원제도(1유형)를 활용해 매월 50만 원씩 받으며 한 달 과정의 바리스타자격증(2급) 수업까지 전액 무료로 들을 수 있었다. 학원 선정에 있어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지역마다 시설이나 강사진이 훌륭한 바리스타학원이 있는데 국비지원이 안 되는 일부 해당 학원들의 수강료만 해도 60만 원에서 비싸게는 90만 원이 가격까지 형성돼 있다. 본인의 경우처럼 커피에 대한 기초 이해와 실무를 배우고자 한다면 세련돼 보이는 위의 학원들에 현혹될 것 없이 전액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국민취업지원제도나 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하면 몇 십만 원의 수강료를 아낄 수 있다. (참고로 재직자 등의 내일배움카드 활용 경우에는 일정 비율의 자부담금이 있음.) 또한 지극히 개인적인 말을 덧붙이자면 학원마다 선생들의 분위기가 다른데 위에 언급한 국비지원에 해당하는 학원의 경우에는 이미 나라로부터 일정 부분 지원금을 받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수업의 질이 형편없는 경우도 있다. 첫 번째로 갔던 학원에서는 첫날부터 선생이 밖에 나가서 자리를 비우거나 시간만 대충 채우려는 행태가 뻔히 보여 곧바로 다른 학원으로 옮겼다. 다행히 두 번째로 옮긴 학원은 수업의 질이 나름대로 괜찮았다. 수업의 질에 관해서는 조금은 예민하게 반응했는지도 모른다. 내가 앞으로 이끌어갈 사업의 전문성을 기르는 곳이니 까탈스럽게 고르는 게 맞다고 생각했으니까. 

 본인이 수강한 수업은 ‘바리스타 2급 자격증 취득과 카페실무’라는 수업이었는데 해당 수업의 커리큘럼을 대략적으로 요약한다면 자격증에 대한 필기, 실기뿐만 아니라 핸드드립과 카페의 다양한 메뉴들부터 에이드 제조까지 배울 수 있는 통합과정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적합한 커리큘럼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수업에는 본인을 포함해 10명의 수강생이 있었는데 수강생 대부분이 창업을 계획하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국비지원 되는 바리스타학원을 알아보는 방법으로는 고용노동부 HRD-net에 들어가 과정검색을 클릭해 본인의 지역과 커피, 음료 등의 카테고리를 분류해 검색하면 된다. 해당 수업별 창으로 들어가면 수업일정과 수업과정까지 상세히 적혀있으니 본인과 맞는 수업을 선택하면 되고 내 경우는 보다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어 수업과정이 괜찮은 것 같은 학원에 직접 내방해 상담을 진행했다.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지난 순간들을 되돌아보며 느낀 점을 말한다면 카페를 창업하는데 바리스타 2급 자격증의 전문성 정도면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다시 민간자격증에 속하는 바리스타 2급 자격증에 대해 설명한다면 먼저 난이도는 필기든 실기든 누구나 일주일 정도면 쉽게 취득할 수 있는 수준이며 그만큼 커피의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부분만 포함돼있다고 생각한다. 필기의 경우에는 커피의 유래와 로스팅 정도별 차이, 나라별 원두의 특징 등 누구나 하루 2시간 정도만 공부하면 되는 정도이며 실기시험은 외워야 하는 멘트와 세팅과정 등을 포함해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 각 2잔씩만 만들면 되는 것이므로 그리 부담되는 시험이 아니다. 사실 바리스타자격증을 취득하며 느낀 점이지만 민간협회에서 주최하는 자격증시험은 수험료를 통한 협회 측의 수익성 개념이 크기 때문에 웬만하면 합격시켜주려 하니 크게 부담가지지 않아도 된다. 모든 민간협회가 그렇지 않겠지만. 

 추후 카페의 컨셉을 정하는 주제에서 더 자세히 거론하겠지만 내가 사전에 미리 그려놓고 실제로 현재 추구하고 있는 카페의 방향성을 말한다면 최대한 보편적이고 대중성을 기본으로 했다. 카페에 개인만의 특색을 입히는 건 그다음 문제였다. 누구는 인스타감성으로 인테리어를 꾸며라, 개인카페만의 특별한 색깔을 입혀라, 누구보다 커피 전문성을 길러라 등 전문가 버금가는 조언을 해주기도 하지만 구미 당기지 않은 말들은 귀에 담지 않았다. 어차피 그런 유행과 과한 컨셉은 내 기준에서 길어야 1년 반이면 그 약발을 다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너무 힘주지 않고 기본에만 충실히 하면서 안정기에 머문 시점이 되어서 특색있는 메뉴나 소품, 인테리어에 변화를 줘도 늦지 않다.  

 바리스타 2급 자격증의 준비과정을 간단하게 말했지만 그렇다고 그 전문성의 범위가 좁다는 의미는 아니다. 2급 자격증의 전문성 정도라면 대한민국에 있는 카페의 모든 메뉴를 제조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최소한의 자질 기준을 2급 자격증 수준으로 잡은 것뿐이다. 

 사실 카페 실무에 대한 배움에 있어서 가장 추천해드리고 싶은 건 자격증 취득과 동시에 파트타임으로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는 방법이다. 서비스 대응은 운영하면서 노하우가 금세 몸에 익지만 카운터 동선이라든지 필요한 집기류 등을 미리 오픈 전 완벽하게 준비해 놓는다면 오픈 이후에 고생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확실히 한, 두 달이어도 카페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력자들과 아르바이트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과의 차이는 확실히 달랐다. 막상 알고 나면 대단할 것도 없지만. 이 부분 때문에 본인 또한 오픈 초반에 수시로 주방기품전문점을 들락날락하거나 대체 방안을 고민하는 등의 사소한 고생들을 하기도 했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여기는 왜 장사가 잘될까?


 카페 창업을 위한 전문성을 기르는 동시에 이미 시장에 등장해있는 다른 유명 카페들의 상황을 직접 살펴보는 건 본인 카페의 컨셉을 정하는데, 또한 메뉴개발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학생 시절부터 카페투어를 즐기기는 했지만 그 당시에는 카페라는 공간에서 단순히 시간만 흘려보냈고 카페 창업을 확정으로 한 이후의 시기부터는 맘에 드는 메뉴부터 소품, 인테리어까지 정성스럽게 사진으로 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든 수고와 정성들이 지금 생각해보면 본인 카페의 초석이라고 확신한다. 

 지금 사진첩을 둘러보니 답사 다녀온 유명 카페는 본인 카페의 정식 오픈 전까지 석 달 동안 30곳 정도 된다. 이 숫자에는 취미로 카페투어를 하며 다녀온 카페도 포함되어있으니 많지도 적지도 않은 숫자라 생각한다. 한 달에 10곳, 일주일에 2, 3곳 정도면 무난한 숫자 아닐까. 하루에 2곳도 가능하니. 

 답사하는 방식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본인의 경우에는 인테리어부터 카운터 설계까지 모든 부분에 있어 기본 지식조차 전혀 없었으므로 업장 배치와 인테리어에 있어서 어느 정도 벤치마킹할 생각을 두었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하는 인테리어와 사소한 배치까지 전부 사진에 담아두었다. 

유명 카페들을 답사하며 찍은 사진들.

 예를 들면 마음에 드는 가게의 분위기, 카운터와 셀프바의 배치, 화장실과 소품 인테리어부터 괜찮은 집기류의 제품명까지 전부 사진을 찍었고 그다음에는 방문한 카페에 대한 본인의 분석을 정리하면 된다. 조금은 번거로울지라도 영업장의 기본적인 분석을 해보면 카페의 시장이 보인다고 판단했고 이 과정을 몇 번만 반복하면 잘 되는 카페와 안 되는 카페의 차이를 극명하게 알 수 있다. 아래는 본인이 방문한 카페마다 간단하게 정리한 내용이다.    

  

* 00카페

방문일자 : 1월 10일 평일 오후 3시경.  

규모 및 가게 흥행여부 : 50평형, 평일오후임에도 불구하고 30대부터 60대까지 고객층이 골고루 분포. 

주요 메뉴 : 아인슈페너, 크림인절미, 흑임자크림라떼(시그니처) 

인테리어 : 층고가 높은 편이며 천장형시스템에어컨 3대 설치, 천장에는 스포트라이트 조명 사용했고 곳곳에는 플랜테리어까지. 바리스타바테이블쪽도 호불호 없는 블랙칼라로 맞춤. 커피머신과 조명기구색, 테이블색까지 블랙칼라. 전반적으로 블랙앤 그레이톤의 벽지색과 가구색배치. 

주요 고객층 :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 내부가 넓어 단체손님들도 많은 편. 내부 시끄러운 편이고 음악은 재즈 반복.

음료 및 디저트 평가 : 흑임자크림은 기성제품에 생크림 섞어 만드는 듯하고 커피맛은 무난. 

직원수 : 2명. 

특이점 : 원두 로스팅까지 직접하고 있음. 영업기간 오래 유지 중.

장·단점 : 호불호 없는 인테리어로 폭넓은 고객층을 분포하고 있고 위치도 아파트와 원룸, 시청 사이에 위치해 인접한 유동인구가 상당할 것이라 판단. 다만 직접 로스팅하는 카페치고는 음료의 디테일이 떨어지고 에이드나 음료의 크림 등 기성품을 많이 사용. 르뱅쿠키도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디저트와 비교해 별다른 특이점 없음. 

벤치마킹 부분 : 메뉴마다 픽업해주는 시스템. 


 처음에는 카페의 어떤 부분을 평가해야 할지 헷갈릴 수 있지만 본인이 분류한 정도로 5곳 정도의 카페만 해보면 금방 익숙해지고 답사를 위한 위의 모든 과정들이 20~30분 이내로 마무리 지을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사소한 재미를 느끼기도 있다. 시그니처 메뉴나 디저트를 보면 주요 고객층이 눈에 보이게 되고 또 주요 고객층을 먼저 보면 상권이 보이기도 하면서 카페의 분위기나 인테리어를 보면서도 본인이 어떤 취향의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지도 자연스레 답이 나오기 시작한다. 본인 또한 이 과정에서 나만의 카페 컨셉이 자연스럽게 굳혀진 듯하다. 

 또 답사한 카페의 원두맛이 괜찮거나 벤치마킹할 디저트까지 눈에 들어온다면 슬쩍 물어보거나 기록해두는 편을 추천하고 싶다. 나는 내 기억력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원두 브랜드와 괜찮았던 디저트 메뉴까지 답사 정리내용에 포함시켰고 방문한 카페의 직원분들에게 원두 브랜드나 기본적인 재료 및 레시피를 여쭤보면 대부분 정성껏 답해주시니 극I 성향의 분들도 걱정하지 마시길.  


-다음 3화 주제-

*본인만의 카페 컨셉은 어떻게 정해야 할까.

*내가 정한 컨셉과 비슷한 카페들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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