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진단까지 필요해??
얼마나 더 집중하려고??
사는 동안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었어.
고민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자책에 가깝지.
자다가도 생각을 멈춰본적이 거의 없다고 느낄 정도였으니
늘 일상을 복기하고 걱정하면서 지낸것 같아.
그래서 최근에 ADHD 자기 진단을 보면서
내가 해당되나? 이런 생각을 하다가도
시간에 늦는다잖아, 사회생활이 어렵다잖아 하면서
나는 아닐거야 하며 위로했지.
그래도 여러 걱정은 계속했어.
나는 왜 이러지? 나만 못하는 건가?
IQ가 낮은가?
그래서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서 노력해야 하나?
그럼 난 언제 쉬어야 하지?
쉬는 건 어떻게 하는거지?
그런 덕분에 이미 여러 차례 번아웃을 겪었지.
그래도 다행인건 그 노력을 직장에서든 가정에서든 인정받기는 했어.
내가 잘 못해도 이해해주는 가정에서 자랐어.
엄마조차도 본인이 그렇게 공부했으면 전국에서 1등했겠다는 말을 할 정도로
내다 하는 노력을 알아줬고 믿어주셨지.
그리고 그런 가정을 꾸리게 되었지.
남편은 내내 쉬어도 된다, 걱정하지 말아라, 불안해하지 않아도 문제가 해결된다, 어떤 문제들은 시간이 해결한다는 말들을 끊임없이 해주었어.
원하던 학교와 학과에 입학하지도 못했고 학위에 도달하지도 못했지.
그리고 원하던 회사에 한번에 취업하지도 못했지만
그런 상사들이 있었어.
잘하는 그 자체보다 내 노력을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었어.
그래서 운이 좋게도 보직을 맡게 되었지.
그게 촉발이었어.
여태까지는 잘못을 해도 나 혼자에게 한정되니
감당도 혼자 하면 됐어.
그동안은 나혼자만 시간을 갈아넣으면 결과를 출력할 수 있었는데,
그리고 한가지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것을 멀티태스킹으로 포장해서
여러가지 일의 결과를 내 시간으로 갈아넣어서 만들었는데 말야.
이제 여러가지를 시키면 집중이 깨진다,
왜 부서장의 검토는 오래걸리냐,
어째서 매번 구두 설명보다는 서면을 바라느냐 같은
볼멘 소리들이 터져나온거지.
더이상 나혼자만 감당해야 될 영역이 아니구나
내가 만약 진단 받아서 아니면 더 노력할 일이고,
맞으면 치료를 해야 이 파급효과가 멈추겠구나 싶었어.
그래서 진단받아보기로 결심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