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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클레어 Apr 02. 2022

파이어족을 준비하며 지치지 않기 위해 쉬어가는 시간

맛집에 들러 남편과 둘만의 시간 보내기 

파이어족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목돈을 모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것은 비단 파이어족뿐만 아니라 재테크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자세입니다. 


그런데 가끔은 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일이나 가사, 육아뿐만 아니라 아끼고 안 쓰는 생활에서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돈을 안 쓰기 위해서는 미리미리 준비하고 스스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까닭에 피곤해지기 때문입니다. 


그중에 하나는 바로 '집밥'인데요. 입주도우미가 있지만 밥을 따로 나누어서 먹고 있고 가족의 음식은 직접 준비하는 경우가 더 많다 보니 이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제는 둘째의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 김에 회사에 아예 휴가를 내고 남편과 함께 오랜만에 '남이 해주는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참 오랜만에 찾아간 힙한 곳, The Bucher's wife 
천장의 밝은 채광으로 한결 따뜻해 보이던 식당 




이곳은 티옹바루(Tiong Bahru)에 위치한 The Butcher's Wife입니다. 우리말로 하면 정육점 부인 정도 될까요? 이전에 누군가 추천해서 가야지~ 가야지~ 했는데 이제야 가게 되었습니다.


들어서는 순간 줄지어 진열된 와인병이 눈에 띄는 곳. '아! 이런 곳에 온 지 너무 오랜만인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새로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싱글일 때며 데이트할 때, 남편과 결혼해서 아이를 낳기 전에도 이런 곳에 자주 다녔던 것 같은데 요즘은 통 오지를 못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지금은 둘째 임신으로 와인이나 주류는 일절 생각도 못하는 형편이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와인 한 잔 마시며 기분 전환한 남편 




식사 전 탄산수며 와인, 과일 주스를 우선 시켜봅니다. 분명히 집에도 탄산수 제조기가 있고 남편이 애용하는데도 괜히 분위기가 남달라 보입니다. 이런 분위기에 와인 한 잔 곁들이면 딱일 텐데 주스로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 아쉽습니다. 출산에 모유수유까지 하려면 앞으로도 5개월 이상은 이렇게 건강하게 지내야겠네요. 




The Bucher's wife의 주메뉴




이곳의 주 메뉴인데요. 세비체(Ceviche)도 보이고 문어 요리(Octopus), 팔라펠(Falafel)도 보이는 것이 그 종류가 다양합니다. 남미, 중동, 스페인 등 여러 곳의 음식들을 퓨전으로 요리하는 모양입니다. 거기에 사이드 디쉬로는 백김치도 나오고 음료 메뉴에는 콤부차도 있는 것이 건강을 생각한 오가닉 푸드를 지향하는 것 같았습니다. 




식사 전 메뉴 - 다양한 빵과 염소 치즈 
식사 전 메뉴 - 타피오카 튀김과 백김치 소스 
주 메뉴 - 문어요리 
주 메뉴 - 와규 스테이크 




위의 사진들은 식전 메뉴와 메인 메뉴로 시켜 본 빵과 염소 치즈, 타피오카 튀김과 백김치 소스, 문어요리, 와규 스테이크입니다. 양이 아주 많지 않았지만 두 명이 먹기에는 충분했고 여러 가지 요리를 조금씩 맛볼 수 있어서 더 좋았어요. 특히 집에서 직접 해 먹기에는 번거로운 것들이라 그 만족도가 더 높았습니다. 

'혹시 양이 모자라지는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는데요. 조금, 조금씩 먹다 보니 둘 다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후식을 빼놓으면 안 되죠?!




식후 디저트 - 된장 소스가 들어간 초코 브라우니와 견과류 아이스크림 




이것은 된장 소스가 들어간 초콜릿 브라우니와 견과류 아이스크림입니다. 보통은 'salted caramel (짭짤한 캐러멜)'을 쓰는데 이곳은 오가닉 콘셉트에 맞춰서 된장을 사용한 것 같아요. 맛은 어떨까 궁금했는데요. 의외로 너무 맛있어서 남편이 만족스럽게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기분 전환하고 기분이 좋은 남편 




그동안 아이를 돌보느라 술도 제대로 마시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남편. 어제 점심만큼은 오랜만에 맛있고 예쁜 음식을 즐기며 기분이 좋아 보였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평소에도 좀 잘 챙겨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짠한 마음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입주 아주머니가 일을 못하고 안 하는 만큼 남편이 대신해서 고생을 많이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틈틈이 더 챙겨주며 많이 힘을 주어야겠습니다.  




 오랜만에 집밥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좋았던 점심 (실제로 이렇게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모처럼 식사 준비며, 정리, 메뉴 걱정 안 하고 편하게 남이 해주는 밥을 먹으며 쉴 수 있었던 시간인데요. 이렇게 한 끼를 먹고 나면 분명 집밥을 직접 해서 먹는 것보다는 많은 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가끔은 이런 시간을 가지며 부부가 함께 쉬고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정도가 과하지 않고 가끔 기분 전환이 되어준다면 이런 시간과 소비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대신 다른 날에는 또 열심히 준비하고 아끼며 생활을 이어가야겠지요. 무엇이든 균형이 중요합니다. 


남편과 잠시 잠깐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얻은 어제. 

이제 또다시 새로운 용기를 내어 앞으로의 삶을 이어갑니다. 


그곳이 어디가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함께하는 시간이 소중하고 서로 아낄 수 있는 그런 건강한 관계가 지속되기를, 그리고 언제라도 또 둘만의 쉼을 가지며 재충전을 가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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