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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캅 황미옥 Jul 24. 2024

누군가 옆에 있다는 것

내 옆에는 누가 있을까요?

제가 평소 소통하는 사람 5명만 봐도 저를 알 수 있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제 옆을 지키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제 남편입니다. 제 남편은 늘 저를 배려해왔고, 지금도 그 마음이 느껴집니다. 저와 성격도 정반대이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지만 매일 한 공간에서 함께 생활합니다. 좋은 것, 나쁜 것 모두 보면서 살고 있습니다. 남편은 저처럼 목표지향적이지도 않습니다. 시간을 기록하지도, 목표를 기록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이 명확하고, 실천합니다. 서로 방법만 다를뿐, 각자 원하는 것은 있습니다.

저는 내향적인 사람이었습니다. 발표를 할 때나 자기 소개를 할 때도 심장이 너무 두근거려서 두서 없이 말하곤 했습니다. 사람들과 사귀면서 상처 받는 일이 생기면 그 일을 곱씹어서 더 상처를 내곤했습니다. 그랬던 제가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변한지 어떻게 아냐고요? 저의 20대에 같은 경찰서에서 일했던 동료들은 다 알거든요. 제 성격을요. 자기 할말은 다 하면서 살았습니다. 개인주의도 강했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예빈이 예설이를 낳아서 키우면서 모성애도 생겼습니다. 승진시험 포기하고 읽기 시작했던 책도 10년 넘게 읽고 있습니다. 글쓰기도 배우고 실천하면서 삶을 보는 다각적인 시야도 넓어졌습니다. 강의를 들으면 생각해보고, 글도 써보고 실천도 해봅니다. 저는 서서히 외향적으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기본 성향은 그대로이지만 조금씩 외향의 살이 붙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새로운 저입니다. 여전히 진행중이구요.

어제 몇달간 제 연락을 거절한 지인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저는 유독 제가 친했다고 생각한 사람이 저를 거절할 때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점점 그런 사람이 살면서 여러명이 생기자 저에게 문제가 있는 건지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저의 결론은 "태도"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다시 만날 인연은 다시 만나게 되니까 서두르지 말고, 기다리자. 내가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과 다시 연결될 때 다시 인연이 시작될꺼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기까지 한참이 걸렸지만 저의 마음을 바꿔 먹을 수 있어서 저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는 어제 연락온 그 지인에게 오늘 전화를 할 생각입니다. 우리가 다시 인연이 되어 연결되면 제일 좋겠지만 다시 연이 끊어지더라도 그 또한 이유가 있을꺼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제 곁에 있는 사람들은 시간이 가면서 계속 바뀔 것입니다. 제 숨이 허락하는 마지막 순간만큼은 제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 곁에서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 어떤 일보다 행복한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남편이 저보다 오래 살았으면 합니다. 저의 마지막 순간에 곁에 있어주었으면 합니다. 죽음이라는 끝이 무섭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끝이 있어서 아름답습니다.

어제 이은대 작가님 책쓰기 특강을 들었습니다. 작가님이 그러시더라구요. 글을 쓰고 싶고 책을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시도 때도 없이 쓰는 게 정상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를 돌이켜보면 이은대 작가님을 처음 만난 2016년부터 지금까지 항상 시도 때도 없이 썼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글을 쓰는 행위보다 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이 더 컸음을 인정합니다. 제가 아는 작가님들도 시도 때도 없이 쓰는 사람이 있는지 둘러봤습니다. 제 곁을 시도 때없이 "신나게" 쓰는 사람들로 채워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면서 이제 가족들과 신나게 아침 식사하러 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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