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케냐는 어렵다.
아직도 초보의 커피 이야기 (1)
이번에도 어김없이 케냐의 유혹에 빠지고야 만다. 자주 가는 원두 볶는 가게에서, 눈에 확 들어온다, 케냐라는 글씨는.
아마 제일 처음 내가 만든 커피에서 감격한 순간의 원두였었나보다. 그 때의 그 강렬한 느낌이 어딘가에 새겨진걸까. 초컬릿 향의 다크함과 산미의 생동감이, 이것은 아프리카 커피야!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최초에 대한 감동은 아니었을까. 자취방에서 모카포트로 만들어 내었던 유의미한 최초의 커피. 어쩌만 미화된 감각일수도 있을 듯 하다. 어디에서 내려주어도, 내가 끊임없이 시도해보아도, 왜 만족할 수는 없을까. 그럼에도 그 느낌을 다시 한 번 되살리고 싶은 처절함일까, 케냐라는 산지만 보면 눈길이 멈춰버린다.
오늘도 또 내려본다. 그리고 또 실망한다. '아, 약간의 강렬함과 산미는 있었어. 하지만 이 비릿함은 뭐지...' 그리고보면 우습기도 하다. 난 아직도 사실은 서툴다. 내가 다시 가지 못함에 대한 희한한 동경일까. 단지 처음의 그 순간에 대한..
그래도 케냐는 나에게는 아프리카의 커피다. 어떤 이상적인 지점으로 형성됬을지언정, 그 강렬함의 생동감은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