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주어진 것은 모두 먹어야
코로나 격리 일상
코로나로 격리된지도 거의 5일이 넘었다.
다행이도 가족 중 나만 확진이었다. 증상이 생각보다는 심했다. 이제는 여유도 조금 생긴다.
물론 방에 혼자 격리되다보니, 시간적으로는 여유가 넘쳐난다. 할 일이 없으니. 더구나 환자이니 그냥 먹고 자는 것이 일상이지 않겠나..
하지만 증상이 있을 때에는 여유가 없다. 모든 것은 역시 나로부터 인 것. '시간따위'라는 생각이 들다니.. 처음에는 음악도, 책도 .. 이러다가 말이다.
이 격리 생활의 가장 큰 특징은, 특별한 몇가지 말고는 방에 들어올 순 있어도 나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감염원이니까.
가장 난감하게 처음 다가온 것은, '먹는것'이다.
식기는 당연히 일회용이다. 바로 버려야 하니까. 그런데 음식물도 나갈 수 없는 것이다! 방에서 설겆이를 할 수 없으니..
들어온 음식은 모두 먹어야 한다.
물론 일회용 식기도 물로 씻어서 버리지만, 큰 덩치의 음식물은 처리가 안된다.
모든 것이 새삼스러웠지만, 먹는 것에 가해지는 제한은 어떤 의미에서 신선했다. 마치 불교의 발우공양처럼.
모두 먹어야 한다는 것에서, 먹는 모두를 새삼 들여다보게 된다. 먹는 양도 그러하지만, 각 음식 모두를 '먹게'된다. 남길 수 있음에 대한 자각이 오히려 습관적으로 먹던 모든 것을 보게 하는 것일까.
먹자마자 모두 치운다. 모든 일상이 정돈된다. 이리도 먹는 것은 사실 중요하다.
격리 생활에서 느끼고 깨닫는 여러가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