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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 스토리텔링 Jan 14. 2024

생성형 AI와 2024 미국 대통령 선거

희망의 전도사 파랑새 AI를 꿈꾸며

오늘은 왠지 가라앉고 무겁다. 하루종일 주룩주룩 내리는 겨울비 때문인가. 내 마음을 들여다보다 트럼프라는 이름이 떠올라 한참을 혼자 웃었다. 내가 그렇게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던가. 자격증갱신을 위해 가끔씩 들락거리는 ISC2의 토론에서 들은 말이 머릿속에 빙빙 돌며 트럼프 씨께서 또 미국의 대통령님이 되겠구나 하는 불길한(?) 내 개똥예감 때문이었던 것 같다. 사실 이전에 힐러리 여사와 전 대통령 트럼프가 한판 붙었을 때도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그 예감이 현실이 되었을 땐 정말 너무 황당했다. 힐러리가 좋아서가 아니라 그래도 좀 덜 나쁜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때문이었 던 것 같다. 마음 같아선 이번에도 XXX가 또 발광을... 이렇게 말하고 싶다. ^^;; 참고로 IT 그것도 사이버 보안(Cyber Security) 분야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ISC는 CISSP(Certified Information Systems Security Professional) 자격증을 주관하는 단체다. CISSP를 우리말로 옮겨보자면 IT 보안전문가 자격증 정도 될 것 같은데 미국에서는 IT 분야에서 특히 IT분야의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을 하려면 CISSP자격증이나 PMI에서 주관하는 PMP(Project Management Professional) 자격증이 있으면 직장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된다. 꼭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뿐만이 아니라 공부를 하다 보면 IT 동향을 이해하고 프로젝트 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을 얻기도 한다. 많은 미국의 IT 컨트랙 회사 혹은 디펜스 섹터 같은 연방공무원 직에서는 맡은 역할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이 자격증을 의무적으로 요구하는 곳도 있다. 일단 자격증을 따게 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3년 주기로 갱신해야 한다. ISC2나 PMI 회원이 되면 거기서 제공하는 무료 강좌나 교육을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자격증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 어쨌거나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올해의  IT 트렌드와 보안 정책이 그렇게 무지갯빛만은 아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한결같이 ChatGPT론치를 계기로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발전이 더 가속화될 것이고 그것이 11월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좌우할 것이라는 목소리다. 쉽게 말해 생성형 AI란 기존에 모여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계(컴퓨터일 수도 있고 IoT 같은 스마트기기 혹은 로봇 일수도 있다)가 텍스트 콘텐츠나 음악 혹은 그림이나 사진 같은 예술품을 마치 진짜 인간이 경험한 것처럼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 수 있는 지적 능력을 말한다. 짜가 ^^;; 의 지존답게 한국의 유명배우 얼굴을 포르노 영상 속에 덮어씌운 딥페이크나 모든 한국문화 심지어 김치나 한복 혹은 광개토왕비마저 그럴싸한 사례를 들어가며 중국 것이라고 우기는 동영상들도 일종의 생성형 AI 콘텐츠라고 이해하면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이렇듯 생성형 AI는 검증되지 않은 데이터를 가지고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AI가 허구의 스토리를 진짜처럼 만들어 악용할 수 있다는 윤리적 문제를 안고 있다. AI지능의 소스가 되는 데이터 프로바이더의 선입견 없는 정직한 윤리관이 중요한 이유다. 실제로 트럼프와의 끈끈한 동거는 진작에 끝이 났지만 트럼프의 과거 개인 변호사였던 변호사가 선거 정치자금 관련 법 위반 혐의에 따른 보호관찰을 끝내기 위해 AI 챗봇 바드를 이용해 만든 판례를 사용해 적발되었다는 소식도 들린다. 개인적으로 또 소수민족 이민 1세대로서 인종이나 이민 문제를 다루는 정치인의 정치철학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선거유세 때의 거짓 사실이나 데이터 조작은 차치하더라도 재임 시절 소셜미디어 트위터와 컨스피러시 사이트 중심에 서서 개망나니 막말로 이민자와 인종문제에 불을 질러 미국 사회를 극한 혼란과 양분화상태로 몰아넣었던 게 기억났다. 하긴 인종문제뿐만은 아니지 않은가. 여성 스캔들과 세금포탈 외에 머 하나 제대로 했던 게 있기나 했던가. 결국 안하무인 세상에서 백인만 제일 잘났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거리를 활보하던 화이트 서프레머시(White supremacy: 백인 우월주의 인종단체)의 광기와 백인경찰에 의해 죽은 플로이드를 앞뒤 가리지 않고 흑인사회의 영웅으로 만들던 흑인들의 대안 없는 분노를 보면서 이 사회엔 더 이상 희망이나 미래 따윈 없어 보였다. 아니 정확하게는 그런 상황을 쉽고 편하게 만들고 가속화시켜 주는 디지털 미디어에 절망했던 것 같다. 어쨌거나 현재 상황으로는 이미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는 바이든 대 트럼프의 양자대결로 좁혀져가고 있고 그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이젠 AI라는 양날의 검을 쥐게 될 것이다. 


십 대 청소년 시절 영화 스타워즈에서나 나올법한 작은 상자 속의 까만 스크린 위로 올라가는 도스 커맨드가 무척 신기해 컴퓨터에 매료됐다. 내가 입력하는 GW Basic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개발한 도스용 초기 프로그램 언어) 코드에 따라 안녕하세요 지윌님! 을 검은 스크린 위에 자동으로 뿌려주고 간단한 숫자 놀이게임을 프로그래밍했던 경험이 너무도 신나고 짜릿했다. 그래서인지 평생  IT로 먹고사는 걸 즐거워했다. 판도라상자였던 조그만 XT 박스가 발전을 거듭해 네트워크에 연결되며 인터넷 혁명을 이루었고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면서 외로움과 고독이라는 단어는 인간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질 거라고 믿기도 했다. 게임에서나 가능한 사람을 닮은 AI 로봇이 행복한 인간의 미래를 보장해 줄 거라 믿었다. 그 짜릿한 디지털 지성의 산물들이 새로운 데이터 사회 계층을 만들고 그 계층 간의 차이가 사람들을 가르고 분열시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날로그 소통의 한계를 극복한 소셜 미디어가 사람들을 더 많이 외롭고 고독하게 만든다는 걸 상상하지 못했다. 세계 2차 대전에서 특수상대성 이론에 따른 핵폭탄이 일본에 투하되면서 무고한 사람들을 대량으로 살상하자 물리학자 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는 원폭투하를 주도한 정치 지도자의 결정을 묵인하고 지지했던 자신들의 행동을 죽는 순간까지 후회했다고 한다. 원자폭탄과 AI라는 이름만 다를 뿐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지금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라는 환상에 빠져 방향을 잃은 채 똑같은 후회의 길을 걷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젠 20세기를 대표했던 그 지성들의 실수를 의미 있게 반추해 보고 과연 이 모든 것들이 인간에게 유익하기만 한 것인지 우리가 어떤 길로 가야 할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거짓 데이터가 표준이 되고 인종적 편견과 혐오로 가득한 스토리가 재생산되고 난무하면서 이 사회가 다시 혼란에 빠지지 않기를 염원해 본다. 한국이던 미국이던 우리의 정치 지도자들이 권력과 돈 혹은 명예라는 개인의 욕망만을 추구하는 도구로서의 AI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보편적 이해와 연민을 바탕으로 희망을 전하는 메신저로 이용할 수 있기를 간절히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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