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야. 엄마가 예뻐, 선생님이 예뻐?"
"선생님도 예쁜데 엄마가 더 예쁘지."
"치, 거짓말. 선생님이 더 예쁘면서."
"아니야. 엄마가 날 낳아줬으니까 엄마가 더 예뻐."
엄마니까 엄마가 더 예쁘다는 말. 당연한 말, 뻔한 말이 뜻밖의, 특별한 사랑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새로운 일을 준비 중이다. 설렘과 걱정 속에 흐린 날씨 같은 기분인 내게 남편은 말한다.
"하다가 안되면 언제든 때려치우면 돼."
잘 되지 않아도 괜찮으니, 걱정보단 편한 마음으로 시작해 보라는 그 뻔한 말이 뜻밖의, 특별한 힘이 된다.
가까운 지인들이 이야기한다.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잘 될 거야. 잘할 것 같아."
결국엔 잘 될 거라고, 잘 해날 거라는 뻔한 말이 뜻밖의, 특별한 위로가 된다.
너무 힘이 들 땐, 너무 두려울 땐
'그런 뻔한 말 쉽게 하지 마.'
'네가 뭘 안다고?'
'듣기 좋은 말만 하네.'
꼬인 생각들을 못나게 했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뻔한 말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시간이 흘러 적당히 참을만하고, 적당히 해볼 만한 순간이 오면
'그 뻔한 말이 정말 맞는 말이었구나.'
'다 먼저 겪어본 거였구나.'
'어려운 말을 해주었구나. '
알게 된다.
나는 요즘 그 뻔한 말, 그 뻔한 이야기들이 좋다. 매일매일 뻔한 시간과 뻔한 말들이 흐른다. 때론 그 흐름 속에 뻔하게, 뻔뻔하게 맡겨봐도 좋다. 하늘 아래 그리 새로운 건 없다. 뻔한 것들이 뻔하게 버티다 보면 뻔하게 살아있는 것이 얼마나 뻔하지 않은 건지 알게 된다.
이제 글을 다 썼으니 카페를 나가면서 사장님께 커피가 정말 아주 맛있었다고 뻔한 말을 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