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외갓집에 일주일씩 머물던 나
할머니랑 손잡고 남대문 시장 가는 길
손잡고 걸으면서 할머니는
"내가 울 강아지 결혼할 때까지 살아야 하는데 ~"
"당연하지 ~ 그건 당연한 거야~"
그렇게 할머니는 내 결혼식 오셨고
신혼집으로 가는 퇴근길
나의 전화 수다 상대가 되어주셨다~
시시콜콜한 이야기 하며 전화했다.
"할머니~ 계란프라이 할 때 반숙에 끝에만 바삭하게 어떻게 했어?"
"오늘 저녁에 계란프라이 해 먹게?" 하며
할머니만의 써니사이드업 노하우가 나에게 전해지던 시간.
"할머니 이 바삭 계란프라이를 써니사이드업이라고 한데~"
"뭔 업?" 하시던 전라도 사투리 가득한 그 말투가 그립다.
그리운 나의 할머니
시간이 지나 이제는
엄마랑 통화하며 걷는 퇴근길
"요즘 반찬 뭐 해 먹니??"
"오늘 오징어채 볶음 해 줄라고 애들 잘 먹겠지?"
엄마는
오징어채를 마요네즈에 넣어라 ~
간장으로 할래? 고추장으로 할래?
엄마의 몇 십 년 노하우가 쏟아진다.
"옆에 있으면 엄마가 해다 주면 되는데.."
"괜찮아~ 내가 해보고 사진 보내줄게 ㅎㅎ"
"맛은 없어도 사진으로 보면 흉내는 낼 걸?"
할머니랑 손잡고 걷던 그 순간처럼
어제 엄마와의 통화도 그리워지는 날이 있겠지.
글로 남겨 놓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오프 더 레코드]
할머니 덕분에 바삭 계란 프라이는 둥이들에게도 인기만점
고추장 오징어채는 맵다며 간장으로 해달라는 둘째 주문
엄마는 매운 게 더 좋은데 우리 둘째가 원한다면
간장 오징어채도 해줘야지
소소한 일을 기록해 두니 기억으로 남는다.
[질문]
소소한 일상이 그리워졌던 날이 있나요?
그 소소함을 소중하게 기록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