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라는 악마

by 따뜻한 말 한마디

최근 나는 공황장애, 정확히는 공황 전조 증상과 우울증의 재발을 겪고 있다.
하계 휴가 이후 하루에도 열 번씩 전조 증상이 찾아오고,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따라붙으며 우울의 그림자가 짙어졌다.


참 집요한 악연이다.
입스에 걸려 자신이 마스터한 동작조차 해내지 못하는 운동선수처럼,
나 역시 수십 년간 익힌 생활을 이어가지 못하게 되었다.
“관리하며 살아가야지” 다짐을 해도, 재발의 순간엔 속수무책일 뿐이다.


며칠 전에는, 공기가 나를 질식시키는 듯한 공포감에 응급실을 찾았다.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다.
회사에서도, 어머니조차도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결국 내 생활이 무너질 때, 주변 사람들의 생활도 함께 흔들린다.


앞으로가 막막하다.
회사 생활을 오래 이어갈 수 있을 거라는 확신도 없다.
어쩌면 내가 먼저 그만두는 것이 회사에도 편할지 모른다.
하지만 나를 둘러싼 책임과 상황이, 그마저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사실 내 바람은 단순하다. 일상이 있는 삶.
평범하게 출근하고, 사람들과 대화하고, 일을 마무리한 뒤 퇴근하는 삶.
그게 내가 원하는 전부다.

하지만 이 악마는 내가 조금 나아졌다 싶을 때마다 다시 고개를 든다.
내 뇌에서 쏟아지는 신호들이 나를 공황과 우울 속에 가둔다.


내가 가장 크게 우울해지는 이유는 어쩌면 단순하다.
연재했던 ‘살아왔던거구나’를 읽은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의 성장 배경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 왜 미래는 밝지 않고, 오히려 더 암울해 보이는 걸까.
그 허탈감이 내 우울의 뿌리가 아닐까 한다.


내일은 월요일이다.
또 어떻게 사람들을 견디고, 사무실이라는 공간을 버텨낼 수 있을까 두렵다.


언젠가는 브런치에 ‘행복하다’는 글을 쓰고 싶다.
오늘도 일요일의 끝자락을 붙잡으며, 그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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