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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보 Dec 15. 2021

사각지대

<the thin ( ) line>에서 다뤄졌던 키워드와 이슈 5

극장의 구도는 잘 보이기 위한 것에 목적이 있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무대를 볼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이는 사각지대를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the thin ( ) line>에서는 사각지대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 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의 객석을 이동시켜 무대를 좁히고 관객이 입장하면 무대가 아닌 객석의 뒷면이 보이도록 한 것이다. 이때 객석은 일종의 무대미술의 역할을 하는데 극장의 기존 객석을 벽처럼 사용하여 새로운 용도로 사용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개축 객석의 사이로 관객은 퍼포머들을 엿보기도 했으며 그곳으로 새어 나오는 불빛을 밖에서 보기도 하는 등 의도적으로 가려진 벽이지만 틈이 일률적으로 있는 벽 사이로 무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계속 경험하였다. 

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 입구에 설치된 개축 객석. 사진: 채드 박

누군가 보든지, 보지 않든지 공연은 계속된다. 


누구든 그 벽 너머를 가기 위해서는 퍼포머의 영역을 지나가야 한다. 퍼포머의 공간을 침범할 수 있는 관객의 재량을 발휘할 것인가. 퍼포머의 움직임 끝날 때까지 기다릴 것인가.

무대와 로비를 오가며 움직이는 퍼포머 손지민. 사진: 채드 박


이는 그들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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